엔트리 trappkorea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24년 12월의 말씀

뜻함, 고요함, 거룩함, 맑음이 그림 속에 함께 어우러져 안개처럼 주변을 감싸고 돌아 나옵니다. 사실 이 그림은 성탄 구유를 그린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아빠의 복장이 목공 혹은 피혁 작업을 하는 사람의 것인지라 성탄 그림이려니 지레짐작을 했지만, 혹시나 하고 자료를 뒤졌더니 반전도 이런 반전이 있나 싶을 정도입니다. 이 화가는 귀족 출신에 왕립미술학교를 나왔음에도 유명한 정치인들을 우스꽝스럽게 그린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24년 11월의 말씀

억이 아련하게 돋는 그림입니다. 옛날이든 지금이든 아이에게 기도할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은 진실로 기도의 힘을 믿는 엄마의 진심일 것입니다. 어디 기도뿐이겠습니까?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게임 그만하라고 잔소리, 큰소리 다하면서 자신은 TV나 컴퓨터 앞에서 즐길 것 다 즐기고 있다면 아이의 마음 속에 공부할 의지가 커지는 일은 일어날 리가 없을 것이요, 반항심만 부글부글거리게 할 것입니다. 어른이든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24년 10월의 말씀

년대 우리나라 어느 목욕탕에서 볼 수 있었던 장면 같아 누드화 치고는 참 정감이 가는 그림입니다. 성적 매력이나 여성으로서의 아름다움이라는 면에 치우친 누드화만 보았던 저에게 참 신선하고 따뜻하게 다가왔습니다. 자료를 좀 뒤져보니 화가가 아주 매력적인 여인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그녀의 신산했던 삶에 대한 무지나 제3자적 여유로움이라는 평을 받을 수도 있겠으나, 그녀의 삶을 일별하고 그녀의 작품을 보고나면 정말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24년 9월의 말씀

대인들 사고의 깊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성경의 한 장면을 그린 아주 유명한 그림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이 그림을 보면 ‘인간의 죄’를 떠올리고, 반대로 죄를 생각할 때면 이 그림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사실은 한편으로는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꼭 그렇게만 볼 수는 없는 면이 있어 보입니다. 짧은 지면에 다 담을 수야 없겠지만 이 유명한 그림의 가볍지 않으나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24년 8월의 말씀

랜마 모지스”라 불리는 이 그림을 그린 할머니의 본명은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1860~1961)입니다. 이 긴 이름보다 GrandMother 즉 할머니라는 애칭인 “그랜마”라 불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이 할머니는 75세라는 늦은 나이에 처음으로 그림 그리기를 시작해서 101세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1,600여 점의 작품을 남겼으며, 그중 250점은 100세 이후에 그린 것이라 합니다. 놀라운 것은 나이만이 아닙니다. 가난한 집안에서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24년 7월의 말씀

각한 추론 없이 산뜻하게 다가오는 기분 좋은 그림 두 가지, 한 화가의 살짝 다른 감성을 맛볼 좋은 기회입니다. 때로 두 그림을 같이 보는 것이 더 흥미로운 시야를 열어주기도 합니다. 한쪽은 좋고 다른 쪽은 못한 것이 아니라 각각의 특색과 다름이 오히려 그림을 보는 묘미를 더해 주지요. 사람의 연륜과 열정이 깊어가고 변화되는 모습이 마치 스냅사진 보듯 선명하게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24년 6월의 말씀

진 말에서 멋지게 나뒹군 모습이 풀어내는 서사가 호기심을 잔뜩 자극합니다. 부드러운 털에서 윤기가 좔좔 흐르고, 몸통은 부드러운 갈색과 흰색 그리고 머리는 흑갈색의 조화가 절로 찬사가 터지게 만드는 멋진 말입니다. 그런데 대조적으로 그 말 아래 한 사람이 볼썽사납게 떨어져 뒹굴고, 함께 가던 이는 말이 달아나지 못하게 잡고 있습니다. 게다가 눈마저 감겨 있는 것을 보면 갑자기 장님이라도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24년 5월의 말씀

린 아이가 그렸음직한 발상의 그림입니다. 이상주의자라는 딱지가 훈장처럼 붙어다니는 화가 칼 스피츠베그의 그림입니다. 그가 이상주의자가 된 데는 시대의 격랑이 한몫을 합니다. 그는 1808년에 태어나 1885년에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반(反) 나폴레옹 동맹으로 수상에 오른 메테르니히가 군주제를 강화하고 18세기 후반 이래 싹튼 자유주의를 철저히 억압하는 시기였습니다. 출판과 예술 활동은 그 동안 누렸던 표현의 자유를 박탈당하고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24년 4월의 말씀

수룩하고 시커먼 수염, 한방 맞으면 국물도 없을 것 같은 솥뚜껑 같은 손, 거구의 몸집 등 솔직히 이 그림 속 예수님의 모습은 산적 두목 같지요. 그런 예수님이 어울리지도 않게 온몸을 둥글게 구부려 암탉이 알을 품을 둥지가 되어주듯 그렇게 누워 있습니다. 그런 예수의 옷자락 속에서 노란 병아리 한 마리가 엄마 품에서 나오듯 그렇게 나오고 있고, 어미 닭은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24년 3월의 말씀

마음에 드는 예수님 얼굴을 만났습니다. 렘브란트의 시골 사람같은 예수님 얼굴 이후, 진짜 예수라면 이럴 것 같은 얼굴 모습을 처음 만났습니다. 푸근하고 인간적이면서도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어떤 위엄이 있습니다. 유대인에게 많은 검은 머리에 아시아적인 얼굴이 편하게 다가오면서도 광야 속 예수라는 사실이 잘 느껴집니다. 이 그림을 그린 이는 스탠리 스펜서라는 영국 사람이라 더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사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