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 trappkorea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9년 5월의 말씀

벽, 잠에서 깨우시니 독서기도를 바치기 위해 성당으로 갑니다. 움직이는 발과 눈을 뜨고 있어서 걷는 것이 아니라 빛이신 주님께서 기다리시며 우리를 당신께로 끌어당기시니 갈 수 있습니다. 어느 날은 복도에 달빛이 넘실거리고 안마당 위 하늘엔 별이란 별은 다 모여 멀리서 가까이에서 주님을 찬미하는 충만한 고요가 흘러넘칩니다. 우리 자매 중 어떤 이는 이 푸른 새벽, 가까움으로 다가오시는 주님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9년 4월의 말씀

녕 하느님께서는 좋으시도다.”(시편 73)라고 시편 예언자는 노래합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 아름다운 고백은 신앙마저도 잃을 만큼 영혼 안에 고통이 일어나는 원인이 됩니다. 왜 “좋으신 하느님”께서 마음 깨끗한 이들, 올바른 이들이 죽음에까지 내몰리는 절망과 부조리를 보고만 계시는지 예언자는 몸부림치며 울부짖습니다. “정녕 나는 헛되이 마음을 깨끗이 보존하고 결백으로 내 두 손을 씻었단 말인가? 날마다 고통이나 당하고 아침마다 징벌이나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9년 3월의 말씀

 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고 그분의 계명들로 큰 즐거움을 삼는 이! 그의 의로움은 길이 존속하리라. 올곧은 이들에게는 어둠 속에서 빛이 솟으리라. 그는 너그럽고 자비로우며 의롭다네. 정녕 그는 언제나 흔들리지 않고 의인은 영원한 기억으로 남으리라. 그는 나쁜 소식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 마음은 주님을 굳게 신뢰하네.”(시편 112). 시편 예언자의 이 노래에서 요셉 성인을 기억하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그는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9년 2월의 말씀

 경을 펼치면 온통 인간을 찾으시는 하느님, 하느님을 찾는 인간의 이야기입니다. “내 얼굴을 찾아라.” “주님, 당신을 찾고 있나이다.” 마치 숨바꼭질을 하듯. 우리를 찾고 계시는 바로 그 하느님을 찾아야겠지요. 허나, 성 베르나르도도 말하지만 우리의 찾음은 우리를 찾으시는 그분께 대한 응답일 뿐입니다. 아들 예수님을 통해서 온전히 드러내시지만 다 볼 수도, 들을 수도, 깨달을 수도 없습니다. 매번 새롭게 이끄심에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9년 1월의 말씀

 해, 우리 주님의 흘러넘치는 축복과 사랑이 모두에게 가득하시길 빕니다. 저희도, 여전히 계속되는 시간경 기도이지만 온 마음, 온 정신을 다시 여미어 찬미, 감사, 탄원의 시편기도가 주님께 올리는 “새로운 노래”이기를 소망합니다. 아직 춥고 어두운 겨울, 따스함과 넉넉함이 경계와 변두리의 구석구석에 아낌없이 나누어지면 좋겠습니다. 우리 곁에서 이해받기를, 돌보아주기를, 기억해주기를 기다리며 이웃으로 계시는 주님께서 기뻐하실 것입니다.몰렘을 떠나 “울부짖는 짐승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8년 12월의 말씀

 출 길 없는 갈망, 깊은 그리움으로 찾고 기다리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는 있습니다. 아픈 이들은 건강을, 약한 이들은 용기를, 가난한 이들은 부를, 어둠에 갇힌 이들은 빛을 기다리며 찾고 있습니다. 또 어떤 이는 영원을 얻고자 합니다. 그러나 “무엇”으로는 결코 만족할 수도 행복할 수도 없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채우면 채울수록 더 큰 다른 갈망과 필요가 생깁니다. 사람은 “누구”를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8년 11월의 말씀

 월, 전례력으로는 2018년 나해의 마지막 달입니다. “날수 셀 줄 아는 슬기로움”을 얻고자 했던 시편 예언자의 갈망이 예사롭지 않게 가슴을 파고듭니다. 사랑을 나누어야 할 얼굴들, 감사의 인사를 미처 다 하지 못한 일들, 밍밍하거나 알알하여 미적거리다가 미안하다는 말을 남겨둔 부끄러움들이 밀물처럼 밀려옵니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놀라운 희망을 보고 있습니다. 평화의 왕이신 우리 주님께서 우리에게 “큰일”을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8년 10월의 말씀

 머니 성모님께서 매듭을 풀고 계십니다. 한 천사가 얽히고 묶이고 뒤섞인 매듭을 성모님께 올려 드리고, 성모님께서는 온갖 자애와 지혜의 손길로 그것을 곱게 풀고 펼치어 다른 천사를 통하여 내려 주십니다.수정 수도원 미사에 피조물인 새들도 찾아옵니다. 내려온 하느님의 선물과 축복에 대해 사제가 “저희도 모든 천사와 성인과 함께 한 목소리로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나이다.”라고 기도하고 다함께 환호를 올릴 때 새들도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8년 9월의 말씀

 루살렘 성전에서 사흘 뒤에야 아들 예수님을 찾으신 어머니는 놀라며 말씀하십니다. “얘야, 우리에게 왜 이렇게 하였느냐?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루카 2,48). “산들을 향하여 눈을 들고 도움이 어디서” 오려는지 목이 탈 때가 있습니다. 기도는 허공으로 흩어지고 사랑은 떠나고 낭패와 절망, 고통만이 앞을 가로 막을 때 “하느님, 왜 저에게 이렇게 하십니까?”라고 묻습니다. 우리에게는 이미 모든 일을 먼저 겪으시고, 위로는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8년 8월의 말씀

 머니”라고 부를 때 어느 자식이라도 가슴을 훑으며 올라오는 마음 저미는 그리운 정에 울먹이지 않을 수 있을까요. 어머니는 목마른 이가 마시는 샘물, 엎어진 나를 일으켜 세우는 손길, 백척의 간두에서 한 발짝 내딛어 뛰어오르게 하는 고결한 침묵의 채찍입니다. “얘야, 하늘과 땅을 바라보고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살펴보아라. 박해자를 두려워하지 말고 형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죽음을 받아들여라.”(2마카 7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