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 trappkorea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5년 10월의 말씀

      야는 스페인의 유명한 궁정화가였습니다. 도금공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야심만만한 인물로 궁정화가가 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 끝에 실제로 최고의 궁정화가가 됩니다. 그런데 40세가 되었을 때 앓은 병으로 그는 소리를 잃어버린 세계 속에 갇히고 맙니다. 소리를 잃게 되자 그에게는 또 다른 세계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들추고 싶어하지 않는 세상, 추악하고 탐욕스럽고 폭력으로 일그러진 […]

앞뒤에 계신 예수님

    앞뒤에 계신 예수님   무덤 앞에서 울고있던 마리아 사랑하는 이 잃고 쪼개져버린 마음 뒤로 돌아서자 그곳에 예수님 서계셨다네 예수님인 줄도 모른 채… “마리아” 부르는 소리 죽어서도 잊히지 않을 소리 다시 돌아서 예수님 찾았다네 앞에도 계시고 뒤에도 계신 예수님

누더기 자리

    누더기 자리   태풍 지나가자 낙엽들 누덕누덕 해진 몸 산길 옆으로 쏠려있다 바스락거림도 잊은 편안함 누더기의 자리 해진 낙엽 살짝 몸 기댄 무덤이 웃고 있다.

공동의 집2

    큰오색딱따구리   산이 건강한지 아닌지를 측정하는 지표종(指標種 indicator species)인 큰오색딱따구리가 우리 산에 산다. 만세! 생명과학과에서 강의하며 우리 땅의 생명을 아름답게 지키는데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 김성호 교수의 “큰오색딱따구리의 육아일기” 사진과 글을 읽은 뒤였으므로, 그 애를 만날 날 나는 기뻐 뛰었다. ‘반갑다, 정말 반갑다. 이름을 알고 있는데다 네가 얼마나 숭고하게 아기를 키우는지를 책에서 보았기 […]

복녀 마리아 가브리엘라 사게두 Maria Gabriela Sagheddu

Maria Gabriela Sagheddu 복녀 마리아 가브리엘라 사게두 Cistercian Witnesses of Our Time Maria Paula Santachiara     목 차 ——————   네 가지 신新기록 유년기 활동적인 청년기 큰 사랑의 발견 하느님의 집 그리스도교 일치를 위한 봉헌 약속의 대가 대축일의 종소리 성덕의 광휘 연대표       네 가지 신新기록   마리아 가브리엘라 수녀의 시복식이 성벽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5년 9월의 말씀

거 쾨더 신부님의 ‘거룩한 변모’ 그림입니다. 세 제자의 모습은 이 그림에서는 보이지 않고 모세와 엘리야가 예수님을 안듯이 붙잡고 있습니다. 그저 안고 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 온전히 홀린 듯 예수님의 얼굴을 향해 온 존재를 쏟고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복음의 묘사와는 조금 다른, 신부님 자신의 해석이 섞인 듯합니다. 복음이 살아있는 생명의 말씀이기에 왜곡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체험에 […]

전혀 다른 열정

  전혀 다른 열정     이 세상의 추방자 바로 옆 사람에게서도 추방되어 발 디딜 곳 없는 세상에서 부유한다네 고뇌로 무겁게 눌린 이들 그들의 무게에 밀려나고 번뇌로 갈갈이 찢긴 이들 그들의 눈빛에 쫓겨났네 한 통속일 때에만 한 종족인 줄 아는 이들 그 거친 열정의 모래 바람은 끊임없이 내몰고 쫓아내지 버림받아도 버릴 수 없는 전혀 다른 열정 […]

향불처럼

  향불처럼     마음은 때로 출렁이는 물 일렁이는 불 요동치며 까불어대는 것 고요한 호수로 하늘을 비추는 것 마음을 향불처럼 피어오르게 하는 유일한 것 사랑

공동의 집1

    다람쥐   산길을 오르다 다람쥐를 만난다. 언제부턴가 그 꼬마는 나를 알아본다. 아주 조심스럽지만 분명하게 자기를 보라고 작은 소리를 내거나 소란을 피운다. 힘겹게 산을 오르느라 자기를 몰라볼 때면. 한번은 계곡에서 서로 눈이 마주쳤다. 그 애는 작게 새가 우는 소리를 냈다. 눈을 마주치며. 한번은 나무에 꼭 매달려 있었는데 내 눈길이 가서 멎는 위치였다. 나도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