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하나로

 

믿음 하나로

 

믿음 하나로
유일한 생명의
환하고 따뜻한 불 켜집니다.

믿음 사라지면
환하고 따뜻한 생명의 장막
한순간 와해되고 맙니다

누군가를 믿고 신뢰하면
그 사람 안에
유일한 생명의 등불 켜는 것이지요

누군가를 불신하고 의심하면
두려움에 떠는 사람 하나
어둠의 구렁 속으로 밀어넣는 것이랍니다

믿음 하나로

고요는

 

고요는

 

고요는
정지가 아니라
흐름

고요는
멈춤이 아니라
샘솟음

고요에 몸을 맡기자
고요가 이끄는 대로 흐르자

미소는

 

미소는

 

미소는
부드러운 침묵이
봄 햇살처럼 흐르는 얼굴이다.

미소는
섬세한 위로가
들꽃처럼 피어나는 얼굴이다.

미소는
따뜻한 신뢰가
노을처럼 번져가는 얼굴이다.

미소는
소박한 고마움이
눈송이처럼 내려앉는 얼굴이다.

미소는
자기와 다투지 않는
치유 받은 영혼의 얼굴이다.

미소는
사랑스러움을 먼저 보시는
친절하신 하느님의 얼굴이다.

예수 부활하심

 

예수 부활하심

 

하느님의 텅빔
하느님의 충만

인간에게 배반당하심
인간을 향한 연민

인간의 증오
하느님의 자비

인간의 죽을 운명
인간의 참생명

한 인간의 죽음
한 인간의 부활

한 인간의 죽음과 악에 복종
한 인간의 죽음과 악에 승리

고통, 악, 폭력, 죽음 앞에 무력함
고통, 악, 폭력, 죽음 앞에 인간
고통, 악, 폭력, 죽음 앞에 하느님

고통, 악, 폭력, 죽음이
마지막 말이 될 수 없는 것
온전한 희생
온전한 내어줌
온전한 사랑

의인은 백합과 같이 자라나리라.

 

의로운 사람이라 불리신요셉

 

의로운 사람이라 불리신요셉
육신의 올무에서 해방되시어
평온히 영생으로 옮겨가시니
빛나는 월계관을 받아쓰셨네

복되신 요셉이여 간구하오니
우리의 모든죄를 용서받은후
우리도 천국평화 받아누리게
하늘서 너그러이 도와주소서.

>>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성무일도 독서기도 찬미가에서

그 향기 누가 막으리

 

그 향기 누가 막으리

 

닫혀진 우물 터뜨리시고
밀봉된 향유 깨뜨려주소서
그 향기
누가 막으리이까

사랑에 목말라 목말라
오히려 사랑에 거슬러가는
이들 위에
흘러들게 하소서

생명보다 나으니

 

생명보다 나으니

 

사랑처럼 불확실한 것도
상처를 입히는 것도
없건만
세세대대로
가장 큰 예찬을 받아온 것은
참으로 마땅한 것

사랑을 저주하고
짓밟을 수는 있어도
사랑 없이 살 수는 없으니

사랑 없으면
생명도 갈팡질팡
연기처럼 스러지기 때문

사랑은
생명보다 나으니
생명을 낳는 것이
사랑이라네

그리움의 방향

 

그리움의 방향

 

연모의 대상이 없는 이에게는
그리움이 없을까

사랑에 빠지지 않은 이는
그리움으로 가슴 아픈 일 없을까

수도승은
누구보다 그리움이 큰 이

그리움은
어떤 대상을 넘어서는 것

사랑, 짝사랑, 연애, 실연이
넘쳐나는 세상

모든 그리움이 향하는 방향은
오직 하나

풀들은 늙지 않는다

 

풀들은 늙지 않는다

 

생명은 전달되는 것
생명은 누구도 소유할 수 없기에
세대에 세대를 이어
전달되는 것

앞세대가
뒷세대
밥이 되어줄 때
전달되는 것

생명은
전달되어야 하기에
늙을 수 없다네

쏟으시네

 

쏟으시네

 

예수의 인성
하늘에 뚫린 구멍
통해
신성의 물줄기
신성의 빛줄기
신성의 불줄기
땅으로 쏟아져 내리네
하늘 땅 구분이 없어졌네

씻을 것 하나 없는 이
세례의 물 받으시고

물줄기
빛줄기
불줄기
우리 위로 쏟으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