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 trappkorea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5년 8월의 말씀

  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요즘 가장 많이 와닿는 이 말씀처럼 그림을 보는 순간 제 몸에도 불이 붙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지거 쾨더의 ‘부활 아침의 주님’이라는 그림입니다. 요한 복음에서 이 장면 바로 전 예수님은 두려워 문을 잠가 놓고 숨어있는 제자들이 함께 모인 곳에 나타나셨고, 그들에게 평화를 빌어주셨습니다. 하지만 이 뒤에도 제자들의 마음은 타오르지 않았던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5년 7월의 말씀

  님 제 기도를 들으소서. 제 부르짖음이 당신께 다다르게 하소서. 제 곤경의 날에 당신 얼굴을 제게서 감추지 마소서. 제게 당신의 귀를 기울이소서. 제가 부르짖는 날 어서 대답하소서. 저의 세월 연기 속에 스러져 가고 저의 뼈들은 불덩이처럼 달아올랐습니다. 음식을 먹는 것도 저는 잊어 제 마음 풀처럼 베어져 메말라 가고 탄식소리로 제 뼈가 살가죽에 붙었습니다. 저는 광야의 […]

고독은 찬미의 노래

  고독은 찬미의 노래    너른 들로 이끄어들이신 손길 거침없이 달려 지치면 넉넉한 그늘 품 넓은 나무로 목마를 땐 맑은 시냇물로 맹수는 흉폭함을 잊고 순한 짐승은 두려움을 잊고 함께 뛰노는 들판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5년 6월의 말씀

  그림은 1818년 프리드리히의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라는 제목의 그림입니다. 방랑자라는 제목이 선뜻 와닿지 않고 왠지 어색한 느낌이 들어 그림 앞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우선 거친 파도를 연상케 하는 짙은 안개가 압도적으로 와닿습니다. 온통 시야를 가로막는 저 속, 몇 겹의 능선과 계곡이 신비롭게 겹쳐져 사람의 접근을 허락 않는 듯 두려움이 느껴집니다. 거친 바위들이 불쑥불쑥 솟아, 나무들은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5년 5월의 말씀

  숭아꽃이 만발한 이 그림은 고난과 역경의 사람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입니다. 봄의 색채와 힘찬 생장의 기운이 느껴지고, 삶을 새롭게 시작하고고 싶은 봄의 기운 속으로 들어가게 해줍니다. 그런데 이 터져나오는 생명의 힘, 기쁨, 환한 색채를 드러낸 그의 이 그림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이전의 그의 독특한 삶을 좀 알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목사로 삶을 살고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5년 4월의 말씀

  반적으로 샤갈을 떠올릴 때 밝고 명랑한 색채와 중력을 거스르는 사랑의 아름다움이 생각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의 유년 시절은 깊은 우울함으로 가득 차있었습니다. 그가 성장했던 게토, 유다인 분리지역이라는 곳이 우울한 분위기로 가득찬 곳입니다. 역사 속 수없는 환란과 핍박, 분리되어 살아야했던 게토마저도 안전한 곳이 될 수 없었던 유다인들의 세기에 세기를 걸친 고난은 우울이 그들의 게토 분위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