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 trappkorea

노래로 가닿으리

  노래로 가닿으리   어디선가 출렁출렁 강물이 흐른다 강물의 눈물 누군가의 가슴을 젹셔줄 노래일 수 있을까? 하염없이 흘러도 자신의 뺨 하나 적실뿐인 눈물도 콘크리트 벽 뚫고 나온 여린 노래 끊일 듯 이어지고 흐르는 둣 멈추는 여린 강줄기 하나 맘 속 깊은 곳 흐르네 메마른 가슴 적시며 흐르고파 여린 노래가 되어버린 눈물 강줄기 되어 가슴 깊은 […]

새벽빛 어슴프레 밝아오고_

  새벽빛 어슴프레 밝아오고   새벽빛 어슴프레 밝아오고 저 멀리 닭 울음소리 들려온다. 새들도 풀벌레들도 깨어나 스르르 찌르르 뾰로롱 삐리리 합창을 한다.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이슬방울 소리도 고요를 스치며 걸어가는 발걸음 소리도 보이지 않는 지휘자의 지휘를 따르듯 함께 조용히 아침을 연다. 물레질 하듯 고요를 가르며 서서히 깨어나는 때 묻지 않은 아침의 소리 그 충만한 조화로움 […]

멀리서 새벽이_

  멀리서 새벽이   멀리서 새벽이 다가온다.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여명을 몰고 다가온다. 깨어 있는 파수꾼 세포가 그것을 알아차리고 나를 흔들어 깨운다. “일어나셔요, 그분이 오셔요!”

한여름 소낙비가 참 좋다_

  한여름 소낙비가 참 좋다   나는 한여름 소낙비가 참 좋다. 더위를 식혀 주어 좋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경쾌하게 쏟아지는 그 난타 소리가 참 좋다. 그 소리는 내 심장을 흔들어대는 발자국 소리다. 심장 안으로 걸어 들어와 잠든 심장을 흔들어 깨우고 깨어난 심장을 걸어 나오게 하는 소리다. 그 소리가 향기를 낸다. 내 마음을 건드려서 향기를 낸다. 그분의 […]

스러져감의 복됨

  스러져감의 복됨   불이 어둠 속으로 소리도 없이 들어와 시들고 분해되고 잘려나갈 온갖 것들 속으로 들어갑니다 요란떠는 천둥 번개 아니고 하나하나 속속들이 또 통틀어 꿰뚫어 타오르고 있습니다 어둠의 발버둥은 점점 커지고 타오르는 불은 더욱 커져 굽고 꺾인 것들 위로 손을 폅니다 쇠진을 향해가는 힘 거세어질수록 불은 그것들의 중심을 떠받치고 지탱시키며 참생명 안으로 불이 온전히 […]

서로의 자리에서

  서로의 자리에서   희디힌 포말로 부서지는 바다의 아픔 푸른 멍으로 부딪쳐오는 바위의 두려움 늘 부딪쳐도 늘 아픈 원망도, 아픔도, 두려움도 사랑의 다른 이름임을 깨달은 묵묵함 혹은 부서짐 부서져도 늘 푸른 바다 맞아도 늘 같은 바위 밀려올 수밖에 없는 운명으로 타인을 치고 물러갈 수 없는 박힌 몸 타인의 뭇매에 몸을 맡기며 서로의 자리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

마지막 말이 될 때

  마지막 말이 될 때   죽음을 이기는 것은 사랑입니다 그 사랑은 무한한 사랑입니다 끝이 없습니다 한계가 없습니다 자신을 넘어섭니다 사랑이 마지막 말이 될 때 사랑은 죽음을 이깁니다

은인, 지인, 벗들을 위한 미사

+ 찬미 예수님 저희 수정 공동체는 7월 4일 월요일 미사는 공동체의 은인, 지인, 벗들을 위한 지향으로 미사를 봉헌합니다. 7월의 무더위속에서도 모든 것을 선으로 이끄시는 하느님 아버지에 대한 믿음과 희망, 사랑이 더욱 굳건하여 지시길.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6년 7월의 말씀

저 그 앞에 앉아 머물고 싶습니다. 언젠가 석굴암을 찾았을 때 느낌이 마치 오늘의 느낌처럼 생생하게 피부를 건드립니다. 손님을 모시고 가지 않았더라면 다른 곳 다 포기하고 그냥 그 앞에 앉아있고 싶었습니다. 불교라는 이웃 종교의 유명한 석불이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습니다. 그저 끌렸습니다. 아름다웠습니다. 평화로웠습니다. 그럼에도 팽팽함이 살아있었습니다. 어느 순간 손을 슥 들어올려 좀 더 다가오라고 손짓이라도 할 […]

살아보고 싶은 삶

  살아보고 싶은 삶   한 자매가 걸어온다 또 한 자매가 마주 보며 걸어간다 점점 다가가네 비켜서지 않고 서로가 서로 안으로 걸어 들어가네 서로 관통하여 서로의 몸 안을 걸어 서로의 몸을 빠져나오네 뒤돌아 미소 한 번씩 나누고 제 갈 길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