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러져감의 복됨

 

스러져감의 복됨

 

불이 어둠 속으로
소리도 없이 들어와
시들고 분해되고 잘려나갈
온갖 것들 속으로
들어갑니다
요란떠는 천둥 번개 아니고
하나하나 속속들이 또
통틀어 꿰뚫어
타오르고 있습니다

어둠의 발버둥은
점점 커지고
타오르는 불은 더욱 커져
굽고 꺾인 것들 위로
손을 폅니다
쇠진을 향해가는 힘 거세어질수록
불은 그것들의 중심을 떠받치고 지탱시키며
참생명 안으로
불이 온전히 자신을 삼켜
스스로 스러져감의 복됨을
맛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