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 trappkorea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5년 3월의 말씀

  에게 그리스도는 사랑과 슬픔으로 가득 찬 인간적 그리스도이다.” 이 그림을 그린 샤갈의 말입니다. “하얀 십자가형”이라는 이 그림은 교종 프란치스코께서 좋아한다고 하여 새롭게 주목을 받은 그림이기도 합니다. 샤갈은 유다인이었으며 그리스도교로 개종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유다인인 그가 어찌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는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그림은 유다인 학살이라는 가슴 아픈 사건 속에 공포에 질린 사람들이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5년 2월의 말씀

 런 작품을 낳을 수 있는 작가의 마음은 어떤 것인가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그득해짐을 느낍니다. 금방이라도 몸을 일렁거리며 낮은 노래 가락이 흘러나올 것 같습니다. 실제 저 자세를 취해보면 마음이 한껏 가라앉으면서 눈이 감깁니다. 이 조각상의 모습이 먼저 안으로 들어와 버렸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삶 안의 다른 것들은 뒤로 사라지고 그곳에 있는 자신마저도 잊어버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자신마저 잊으면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5년 1월의 말씀

말이 없어져버리게 하는 2014년을 보내고, 새롭게 한 해를 선물받았습니다. 쉰내, 썩은 내, 곰팡이 냄새로 내 코가 아예  썩어버리지 않았는지 의심스러웠던 한 해였습니다. 우리 안에서 맑음을 길러내지 않으면 누구라도 사회 전체 가득한 그 냄새에 같이 절어버릴 수 있음을, 인간은 누구나 약함을, 새해라 해서 별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님을 마음에 새기고 싶습니다. 내 안의 맑음을 보고,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4년 12월의 말씀

 브란트다운 통찰이 빛나는 그림 중 하나입니다. 얼핏 보면 그저 성탄을 그린 것 같지만 조용히 그림 앞에 머물면 렘브란트의 마음이 보여옵니다. 그 비밀을  한 번 엿봅시다. 우선 배경이 되는 상황부터 살펴보면 아마도 허겁지겁 달려온 목자들이 다녀가고, 이제 조용히 숨을 고르나 싶을 때 동방박사들이 경외감으로 가득 차 들어왔습니다. 그들의 말, 그들의 태도 속에 마리아와 요셉은 같이 압도되었겠지요. 일말의 의심이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4년 11월의 말씀

 세기 얀 프로스트의 “구두쇠와 죽음”이라는 그림입니다. 왼쪽 고리대금업자가 손으로 장부를 가리키며 돈이 모자란다고 따지나 봅니다. 오른 쪽 사람은 젊은 가장일 듯 한데 얼굴에 근심이 가득합니다. 돈을 갚지 못할 때 일어날 온갖 일들이 그의 속을 마구 긁어놓는 듯 양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있습니다. 굶주림, 추위, 집에서 쫓겨남, 어린 아이들의 배고파 보채는 소리가 벌써 귀에 쟁쟁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4년 10월의 말씀

여있는 노예”라는 제목으로 미켈란젤로의 중반기에 속하는 작품입니다. 많은 이들이 이것을, 솜씨 좋은 미켈란젤로가 미완성으로 남긴 작품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는 모양입니다. 사실 그는 젊은 석수 3명이 3시간에 걸쳐 해낼 양을 혼자서 단 15분 만에 그 단단한 돌을 자신이 원하는 형상대로 쪼아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사방으로 돌조각이 튀고 정을 한 번 댈 때마다 어떤 형상이 이루어지는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4년 9월의 말씀

 쪽으로 싹 갈라놓은 듯 서로 다른 두 그림, 흑백이기는 하지만 색깔도 흰색과 검은 색으로 대비되어 있습니다. 오른 쪽은 나이 많은 어른, 왼쪽은 아직 어린 아이입니다. 한 사람은 손에 무기를, 다른 사람은 고운 음을 내는 수금을 들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표정은 두려움, 불안, 시기, 공격성으로 일그러져있고, 다른 쪽은 평화, 풍요로움, 잔잔한 기쁨이 흐르고 있습니다. 한 사람은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4년 8월의 말씀

 즘 세상이 혼탁하고 혼탁하여 숨쉬면 더러운 공기가 폐를 가득 채워버릴 듯 합니다. 그 혼탁함이 온몸을 돌아 내 피에 섞일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에 몸이 오싹해질 때조차 있습니다. 나는 그들과 달라! 나는 그렇게 살지 않아! 이렇게 자부할 수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볼 때 자신이 비난하는 이들과 별로 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공직자로 […]

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4년 7월의 말씀

 가운 바다 위뒤집혀 가는 배선장도 항해사도제일 먼저 탈출했건만가만히 있으라 방송하고선제일 먼저 꽁무니 뺐건만경찰들 멀거니 지켜보고목숨보다 귀한 그 추한 것 챙기느라다급히 달려온 무수한 이들마저모두들 쫓아보냈건만세상의 한다한 이들그 속 알 수 없는 이들지켜보는 가운데300명 여린 목숨 스러져 갔건만구명조끼조차 챙기지 않고여린 목숨 구명에목숨 건 이들 있었네어서 내 손 잡아라구명조끼 너부터 입으렴, 너부터 올라가렴그들의 마음얼마나 뜨겁게 불타 올랐을까얼마나 뜨겁게그대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