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CHTHILD VON HACKEBORN
하케보른의 멕틸드
다함없이 샘솟는 찬미
Hans Urs von Balthasar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 편역
Ⅱ사랑의 기적인 변용變容
의화와 성화
[15] 성모영보 대축일, 그리스도의 동정녀들이 기도하고 있을 때였다. 그녀의 영혼이 죄를 뉘우치며 탄식하고 있을 때 그분 자신이 보속의 옷을 입고 계신 것을 보았다. “그분은 정의로 허리를 동이고”(이사 11,5)라는 말씀이 떠올랐다. 그녀는 생각하기 시작했다. “만일 주님께서 정의로 허리를 동이시고 엄위와 권능을 차리고 그녀에게 나타나신다면, 이토록 게으르게 살아왔는데 …….” 그때 주님께서 드높은 옥좌에 앉아 계신 것을 보았다. 그분의 신비스런 눈빛 아래 보속 옷의 잿빛은 사라지고, 금빛으로 빛나는 그분의 현존 안에 그녀가 서 있는 것이었다. 비로소 그녀는 놓쳐 버린 모든 선행이 그리스도의 변형과 그분의 업적으로 다시 회복되며 모든 불완전함이 하느님의 아들의 최상의 완전함을 통해서 완전하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용서해 주시려고 자비의 눈으로 영혼을 바라보신다. 그리고 그녀에게 총애를 베푸실 때 모든 잘못은 영원한 망각으로 감싸 주신다. 이제 그녀는 하느님으로부터 고귀한 선물을 받아 모든 죄의 용서와 보상으로 충만해졌다. 안전과 용기를 얻고 그녀가 사랑하는 분, 예수님께 묻고 그분과 이루 표현할 수 없는 깊은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그녀는 하느님의 마음에서 나온 금 펌프관을 통해서 주님을 찬양하였다. 주님께 그녀 자신을 그분을 위한 찬미가가 되게 해달라고 청을 드렸다. 즉시 그녀에게 가장 훌륭한 성악가이신 그리스도께서 사랑스런 목소리로 선창하시는 소리가 들렸다. “모든 성인들아, 우리 하느님께 찬양 드려라!”(시 29,5). 하느님 자신이 노래하는 것을 보고 경탄하고 있을 때 “찬미하라”는 소리가 하느님으로부터 나오고 하느님께서 끊임없이 그분 자신을 찬미하고 계심을 보고 놀랐다. “찬미 드리라고 말하라!”라는 말씀에서 그녀는 하느님께서 자신의 능력으로 영혼에게 그 힘을 주시고, 창조주께 찬미를 드리라고 하늘과 땅과 모든 피조물을 초대하신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 하느님께”라는 말씀은, 인간이 되신 하느님의 아드님께서는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공경한다는 말씀으로 알아들었다. 그분 자신이 말씀하신대로 “내 아버지시며 너희의 아버지이신 분”(요한 20,17)을 찬미하라는 말로 이해했다. 그녀는 “모든 성인들”이라는 말씀에서 하늘과 땅 위에 있는 성화된 성인들 모두 지극히 거룩하신 분께서 성화시켜 주셨음을 보았다.
그녀는 또한 아드님의 오른편에 가장 거룩하신 동정녀께서 금으로 된 벨트로 심벨(타악기의 일종)을 걸치고 계신 것을 보았는데, 그것은 모든 천사들의 대열과 성인들의 합창단을 감싸고 있었다. 그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심벨을 연주하기 시작하자, 악기에서는 신비스런 멜로디가 흘러나왔고, 영혼들은 하느님께서 넘치도록 베풀어 주신 은총의 선물에 찬미를 드리는 것이었다. 영혼들은 하느님께 온 힘을 다해 베풀어 주신 모든 것을 찬미 드렸다. 주님께서 그녀를 당신 가까이 부르시고 그녀의 손 위에 당신 손을 얹으시며, 당신이 인간으로 계셨을 때 겪으신 모든 노동과 업적을 그녀에게 나누어 주셨다. 그다음 그분의 거룩한 눈을 그녀의 눈에 대셨다. 그분이 세상에 계실 때 눈으로 보고 하신 일과 엄청난 눈물의 업적들을 그 영혼에게 주셨다. 그 후 그분의 귀를 그녀의 귀에 대시며 그분의 귀가 행한 모든 것을 부어주셨다. 그 다음 그분은 당신의 붉은 입술을 영혼의 입술에 입맞춤하시며, 당신의 입술로 행하신 찬미와 감사와 기도와 선포를, 그리고 모든 것을 보완해 주시며, 그녀가 소홀했던 모든 것을 채워주셨다. 마지막으로 그분의 온화한 마음을 영혼의 마음과 일치시키시며 그녀에게 그분이 하신 모든 묵상, 흠숭과 사랑을 나누어 주셨다. 그분께서는 모든 좋은 것으로 그녀를 충만케 하셨다. 이렇게 영혼은 그리스도 전부를 그녀 안에 받아들여 하나가 되었다. 밀랍이 불 앞에 녹듯 하느님 사랑 안에서 녹아 버렸고, 밀랍 인장이 찍히듯 하느님 안에 받아들여진 영혼에 하느님의 모상이 각인되었다.
인간 대신에
[16] 어느 금요일, 공동체가 모두 영성체하는 동안, 그리스도의 여종은 아파서 침대에 누워 있어야만 했다. 영적 가난을 절감하며 주님께 애절한 탄원의 기도를 드렸다. 주님께서 즉시 옥좌에서 일어서시며 말씀하셨다. “없는 이 구박당하고, 가엾은 이 서러워하니 내 당장 일어서리라.”(시 11,6). 주님께서 일어서 계시는 동안 모든 성인들도 일어나 그 영혼이 하느님을 위해 지상에서 고통 받으며, 찬미 드린 것을 위로해주었고, 하느님께 그것을 바쳐 드리는 일을 거들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 아버지께 영혼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 주실 것을 말씀드린다. “‘나 그들이 갈망하는 구원을 베풀리라.’(시 11,6) 내 자신 안에서, 내 자신을 통해서 나는 그 영혼의 모든 갈망을 채워 주겠노라.” 이렇게 주님께서는 그녀의 찬미 대신 완전한 찬미를 하느님 아버지께 바쳐 드린다.
그녀는 어떤 영혼이 영적 가난 속에서 하느님께 탄원할 때마다, 혹은 그분을 찬미해 드리고 싶은 갈망 속에서 은총을 간청할 때마다, 모든 성인들이 일어나 그 영혼을 대신해서 항상 하느님을 찬미해 드리고, 그를 위해 은총을 간구하면, 하느님께서는 그것을 들어 주신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가 죄로 인해서 고통스럽게 신음할 때도 그들이 그녀를 위해서 죄의 용서를 간구해 주면, 그리스도께서는 그냥 버려두지 않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는 그녀에게 구원이 되게 하여 주리라. 내 자신이 그녀의 갈망을 채워 주고, 그녀 대신 하느님 아버지를 찬송해 드리리라. 무엇이든지 그분께서 원하시는 것을 그녀에게 대신 주리라.” 그런 다음 주님께서는 “단 한 사람의 탄원도 이토록 귀하게 받아들이시는데 어찌 가난한 영혼 안에 여전히 남아 있는 작은 슬픔을 그냥 둘 수 있겠느냐?”하고 말씀하신다. 한 번은 그녀가 주님께 대한 갈망으로 다시 그분께 탄식하고 있었다. 그분께서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또 무엇 때문이냐? 보아라. 네가 나를 갈망할 때마다 너는 나를 네 안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나는 그 어떤 다른 것들보다 더 잘 나를 나누어 줄 수 있고, 보다 쉽게 접근하여 가 닿을 수 있도록 너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어떤 것도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없다. 실 한 가닥, 밀짚 한 올마저도 의지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러나 사람은 의지만으로 그리고 오직 숨 한 번만으로도 나를 얻을 수 있다.”
찬미의 모범(화신)
[17] 주님께서 한번은 그녀가 기도하고 있을 때 나타나셨다. 그녀는 그분께 물었다. 지상에서 사실 때 교회에서 바치는 시간경을 그분도 바치셨느냐고. 그분이 그녀에게 친절하게 대답하셨다. “나는 너희들의 방식대로 시편과 기도를 노래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매일 매시간 아버지께 찬미를 드렸다. 그뿐 아니라 신자들이 지켜야할 규범을 다 지켰다. 제일 먼저 세례를 받았다. 이로써 나를 믿는 신자들을 대신하여 미리 성화시키고 들어 높여 내 자신 안에 받아들이고 그 규범을 지킨 것이다. 나는 아버지께 말씀드렸다. ‘저는 이들을 위하여 저 자신을 거룩하게 하였습니다. 이들도 진리로 거룩해지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 17,19). 그리고 너희는 내가 고난당한 같은 시간에, 일곱 번 기념하여 기도를 바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혜로써 내가 어떤 고난을 당하게 될지 미리부터 알고 있었다. 복음사가가 ‘예수께서는 당신께 닥쳐올 모든 일을 아셨다’(요한 18,4)라고 증언한 그대로이다.”
[18] 미사성제에 참여하는 동안 그녀는 여러 가지 생각들 때문에 하느님을 맛보는 것을 방해받고 있었다. 하느님과 인간들 사이에서 중재하여 주시는 중재자, 동정녀 마리아께 그분의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현존을 청해 달라고 간청하였다. 그분의 청원을 통해서라고 우리는 믿고 있다. 멕틸드는 높고 수정처럼 순수하고 투명한 옥좌에 앉아계신 영광의 임금님을 바라볼 수 있었다. 옥좌 앞으로 두 개의 신비스럽고 깨끗한 물줄기가 환희에 찬 광경으로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이것이 하느님의 섭리에 의해서 미사성제를 드리는 동안 특별한 방법으로 주어지는 영적 위로와 죄 사함의 두 은총임을 깨달았다. 밀떡이 봉헌되는 동안 주님께서 그분의 옥좌에서 일어서시어 성심을 광채로 가득한 찬란한 등불처럼 높이 들어 보이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등불은 사방으로 힘차게 빛을 발했고, 거기서 펴져 나가는 불빛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런데도 등불의 충만함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거기서 그녀는 그리스도의 성심에서 넘쳐흐르는 것은 모든 이가 각자의 포용력에 따라 받고 또 받아도, 그리고 그분께서 넘치고 넘치게 은혜를 베푸신 후에도 그분 자신은 이전과 다름없는 똑같은 충만함과 최상의 복됨 안에 머물고, 결코 어떤 단절도 겪지 않으신다는 것을 알아들었다. 그때 그녀는 거기 있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등불처럼 주님의 성심의 끈에 묶여 있는 것을 보았다. 어떤 사람의 등燈은 꼿꼿하게 서 있고 기름도 가득했지만 어떤 것은 빈 통인 채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활활 타오르며 꼿꼿이 서 있는 등불은 경건하고 흠숭하는 마음으로 미사성제에 참여하는 마음을 나타내고, 거꾸로 매달려 있는 것은 경건한 마음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놓쳐 버린 마음을 나타낸다는 것을 그녀는 알아들었다.
그분의 사랑이 완성하신다
[19] 한번은 그녀가 병으로 인해 자신이 무용지물로 여겨지고, 받고 있는 징벌의 고통이 아무런 열매도 가져오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주님께서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모든 고통을 내 마음에 다오. 나는 그것들을 어느 인간도 해낼 수 없을 만큼 탁월하게 완성해 주겠다. 하느님께서는 내가 인간으로서 겪은 모든 고통을 그분 안으로 끌어당겨 그것과 하나 되셨다. 나 역시 너의 모든 고통을 완전히 나의 신성 안에 받아들여 나의 수난과 하나가 되게 하겠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나의 모든 고통에 당신의 영광을 주셨듯이 나도 너에게 같은 영광을 주겠다. 너의 사랑의 고통을 맡겨 드리며 말하여라. ‘오, 사랑! 당신이 성심에서 저에게 가져다 주신 같은 지향으로 저도 당신께 청하오니 깊은 감사로 이 최종적인 완성을 맡겨 드립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고 싶어하지만 고통 때문에 하지 못하거든 내가 십자가상에서 하느님 아버지를 사랑했듯이, 내가 이 모든 것을 참아 견딤으로써 아버지의 뜻을 채워드릴 수 있음을 감사했듯이, 그리고 내가 나의 고통을 사랑 안에서 기꺼이 자발적으로 견디어냈듯이 하여라. 지금 나는 너의 고통에 대해 찬미와 축복을 해 주고 있다. 나의 고통이 하늘과 땅에서 무궁무진하게 열매를 맺듯이, 너의 고통이나 고난도 나에게 의탁한 것은 무엇이든지 나의 수난과 하나되어 무궁무진한 열매를 맺을 것이다. 그것들은 모든 천사들에게는 영광을, 지상의 의로운 이들에게는 보상을, 죄인들에게는 용서를, 연옥 영혼들에게는 평안을 줄 것이다. 나의 신적 마음이 더 잘해 주지 못할 것이 무엇이겠느냐?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좋은 것은 내 마음의 자비에서 넘쳐흐른다.”
본성의 망토
[20] 한번은 주님께서 미사성제 중에 나타나셨는데, “주 예수 그리스도님, 영광의 임금님”을 노래하며 봉헌하고 있을 때였다. 그분께서는 제단 오른편에 서 계셨다. 왕의 제복을 입으시고 왕관을 쓰고 계셨다. 그녀는 경탄하며 주님이 쓰고 계신 왕관의 비둘기와 독수리와 보옥寶玉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고 싶었다. 주님께서 대답하셨다: “모든 이의 겸손, 모든 이의 믿음, 모든 이의 인내, 모든 이의 희망. 그것들은 보석과 같이 나의 왕관에서 찬란하게 빛을 발하는 것이다. 왕관에서 두드러지는 비둘기와 독수리는 순진한 사람들(단순한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나타낸다.”
미사전문(‘거룩하시도다’부터 ‘주님의 기도’까지)을 바치는 동안 그녀는 금으로 된 단상이 제대 옆에 세워지는 것을 보았다. 주님께서 그것을 밟고 올라가시어 제대 위에 서셨다. 그분은 망토 위에 모피 목도리를 무릎까지 내려오게 걸치고 계셨다. 그것을 보고 놀라고 있는데, 그녀에게 그 의미를 말씀해 주셨다. “그것은 인간과 동물과 식물들의 털이 그리스도의 인성을 통해서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안에서 빛을 발하는 것이다.”라고. 그것들은 땅에서 유래한 것이며,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인류를 지상으로부터 들어 높이셨기 때문에 망토에서는 인간의 영혼이 신비로운 장식으로 빛났다.
주님께서 제단에 서시어 그분의 망토로 사제들을 감싸 주셨다. 사제가 축성한 밀떡은 주님의 성심 안에서 들어 높여졌으며, 그분으로 변형되었다. 그때 그녀는 그분 발 앞에 엎디어 그분의 성체에 입을 맞추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녀 위에 사랑스럽게 몸을 굽히시며 말씀하셨다: “나의 갈망은 내 안에 있는 모든 선과 함께 너희들에게 부복하는 것이다.”
우리의 무가치(비천함)의 변형
[21] 미사성제를 드리던 어느 날, 그녀는 피곤하여 졸고 있었는데, 그녀가 자신의 게으름을 슬퍼하며 주님께 한탄하였다. 그분께서 그녀에게 대답하셨다 “만일 네가 자신 안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아무 것도 찾아낼 수 없다면, 어떻게 너에 대한 나의 자비를 알아챌 수 있겠느냐?” 그녀는 슬픔에 겨워 어떤 사람을 기억하며 그를 위해 기도하였다. 그때 그 사람을 위해서 주님으로부터 적합한 대답을 들었다. 주님께서는 여러 가지 말씀들 중에 이와 같은 말씀을 해 주셨다: “왜 그 사람은 내가 그에게 해 주고 싶어 하는 것을 그토록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느냐? 나는 지상에서의 나의 모든 거룩하고 무죄한 생활을 그에게 기쁨으로 나누어 주려고 하였다. 그래서 그가 그와 같은 것을 자신의 것으로 삼고, 그에게서 빠져나가는 것들을 나의 것으로 채워주기를 바랐다.” 그에 대해 그녀가 말씀드렸다. “가장 사랑하는 하느님, 만일 제가 당신 마음에 드신다면, 인간이 당신의 것을 빼앗았을 때, 그때 어떻게 그 사람이 그것을 그만둘 수 있는지 그것을 저에게 말씀해주십시오.” 그분이 응답하셨다: “그는 그의 바램과 그의 지향과 기도를 나의 바램과 기도와 합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봉헌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그것이 하느님 앞에 말할 수 없는 향기로 받아들여질 것이고 그것은 마치 여러 향료가 분향될 때 하나로 합쳐져서 하늘까지 올라가는 것과 같을 것이다 …. 모든 기도가 하늘로 올라갈지라도 나의 기도와 합일되지 않으면 하느님 마음에 드는 기도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모든 노고와 일은 나의 노고와 일에 합해져야 한다. 그렇게 하면 그가 하는 모든 일은 마치 구리가 금과 합성되어 무가치한 것이 금의 고귀함으로 변화되듯이 정련될 것이다. 한 줌의 곡물이 큰 덩어리의 알곡으로 불어나듯이 이렇게 인간의 일도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으나 나의 업적 안으로 들어와 합쳐지기만 하면 크게 늘어나고 더 나은 것에로 완전히 변화된다.
마른 가지에서 피어난 장미
[22] 미사성제가 봉헌되고 있을 때였는데, 그녀가 심한 두통으로 괴로워하고 있을 때였다. 그녀는 자신의 통증을 마치 밀떡을 주님께 영원한 찬미로 바치듯이 봉헌하였다. 즉시 주님께서 그녀에게 나타나셨다. 그분은 부드러운 손에 마른 가지로 만든 둥근 테를 하나 들고 계셨다. 거기에는 가장 아름다운 장미꽃들이 엮어져 있었다. 그녀는 주님께서 마른 가지에 활짝 핀 장미꽃을 엮어 놓으신 것을 보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신기하게 생각했다. 그때 그분의 말씀이 들려왔다: “보아라, 내가 이 다 죽은 나뭇가지에 신선한 장미꽃을 엮어 놓았듯이, 그렇게 죄인의 마음은 죄의 녹슮으로 결코 죽지 않을 것이다. 그가 자신의 아픔이나 육체의 병, 그것이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내 이름의 사랑과 찬미를 위해서 받는다면, 그가 내가 원하기 때문에 더 큰 아픔을 기꺼이 참아 받는다면, 그런 생각 때문에 나는 즉시 그를 다시 파랗게 녹슬지 않게 하겠으며, 하느님의 자비가 그렇게 베풀어진다는 것을 너는 받아들여라. 너에게 말하지만, 어떤 죄인도, 그가 아무리 사악한 죄인일지라도 진심으로 회개하기만 하면, 나는 그에게 즉시 그 모든 죄를 용서해 줄 것이며, 나의 마음은 그가 결코 한 번도 죄를 범하지 않았을 때처럼 온화함과 연민으로 그를 감싸 줄 것이다.”
그녀가 말하였다: “가장 사랑하는 하느님, 만일 그렇다면 불쌍한 그 사람이 어찌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다는 말입니까?” 이에 대해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은 그가 죄악의 내적 선호도(미각)를 아직 완전히 잃어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일 사람이 보속하여 악습에 대한 강한 혐오감을 느끼고, 모든 죄악의 미각味覺과 악습을 뿌리째 뽑아 버린다면, 그는 의심할 여지없이 성령의 감미로움을 깊이깊이 느낄 것이다.”
쓸모없이 흘린 눈물의 변화
[23] 어떤 부인이 병으로 인해 눈물을 자제할 수 없어서 심한 괴로움을 겪고 있었다. 5년 가까이 그녀는 심하게 울어서 주님의 자비가 그녀를 돕지 않았더라면 그로 인해 시력과 정신을 잃을 지경이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하느님께서 자비를 베푸시어 그녀를 곤경에서 구해달라고 멕틸드와 다른 이들에게 기도를 부탁했다. 멕틸드는 따뜻한 연민의 정으로 그녀를 위로해 주었고, 더욱이 주님 앞에서 온 정성으로 그녀를 위해 기도 드렸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그 고통에서 해방되었다. 그녀가 주님께, 어떻게 그토록 빨리 그녀의 슬픔에서 그녀를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었는지 묻자, 주님께서 대답하셨다: “순전히 나의 자비가 그녀를 구원한 것이다.” 그리고 덧붙이셨다: “내 이름으로 그녀에게 말하라. 그녀가 예전에 흘린 눈물을, 그녀가 범한 죄에 대한 눈물을 나의 자비로 마치 나에 대한 사랑과 흠숭과 속죄의 눈물인 것처럼 그녀의 눈물을 변화시켜 달라고 나에게 청하게 하여라.” 그 말을 들은 그녀는 자신이 흘린 쓸모없는 눈물마저도 성화시켜 주실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만 여겨졌다. 그때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녀는 오직 나의 자비를 믿으면 된다. 그녀가 나를 믿는 그만큼 나는 그녀를 채워 줄 것이다.”
하느님은 우리의 무력함 안에서 역사하신다
[24] 한번은 그녀가 병으로 앓고 있을 때 성체를 받아 모시게 되었는데, 그때 주님께 “아, 가장 사랑하는 하느님, 어떻게 제가 지금 당신을 부를 수 있습니까, 기도도 드리기 전인데, 착한 일도 하지 않았는데!”라고 말씀드렸다. 주님께서 그녀에게 대답하셨다: “내 아버지께서 여태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이다(요한 5,17). 나의 아버지께서 그분의 전능하심으로 네 안에서 일하시고, 네 힘으로는 해낼 수 없는 것들을, 나의 신적 지혜로 네 안에서 네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나는 하고 있다. 성령께서도 네 안에서 그분의 헤아릴 수 없는 자비로, 네가 느낄 수 없고 맛볼 수도 없는 것을 해내신다.
찬미로 보완하다
[25] 그녀가 곤경에 처한 이를 위해서 기도하고 있을 때, 그녀는 그 사람이 주님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때 주님께서 “보라, 나는 그의 모든 죄를 용서해 준다. 그러나 그 사람은 그의 잘못과 태만을 찬미와 찬송으로 보완해야만 한다. 영성체송에서 ‘그를 통해 당신 존엄하심을 천사들이 노래하나이다.’ 하고 노래하면 그는 천상적인 찬미로 나와 일치하여 찬미 드리게 되며, 경배 받기에 합당하신 삼위일체께서 서로를 찬미하고 서로 찬미 받으시며, 그것은 복되신 동정녀께로 넘쳐흐르고, 거기서 또한 모든 천사들과 성인들에게로 흘러넘친다. 그가 ‘주님의 기도’를 바치면, 그 기도로 하늘과 땅과 모든 피조물이 일치하여 나를 찬양하고 찬미한다. 그리고 나,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아들을 통해서 그 기도가 받아들여진다. 왜냐하면 그것은 나를 통해서 하느님 아버지께 바쳐지는 것이며, 가장 숭고한 충만함에로 들어 높여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그의 모든 죄와 태만을 나를 통해서 완성시키겠다.”고 말씀하셨다.
차라리 거저 받음을 더
[26] 한번은 그녀가 쓰라린 생각들로 괴로워하며, 얼마나 지난 세월을 게을리 살았고, 하느님의 그 많은 은총을 낭비했는지, 또 하느님께 그분의 신부로서 봉헌되었으면서도 죄로 인해 신분에 어긋나고 욕되게 살았는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을 때, 주님께서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받은 모든 것들을 네 힘과 덕으로 가지기를 원하는지, 아니면 내가 너에게 모든 것을 거저 주기를 원하는지, 만일 네가 선택할 수 있다면, 너는 어느 쪽을 선택하겠느냐?” 그녀가 대답했다: “아, 저의 주님, 당신이 제게 거저 주시는 아주 작은 것이라도 저는 모든 성인들의 가장 위대한 덕들과 업적으로 얻을 수 있는 공덕보다 더 원합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영원히 그것들을 축복으로 받아라.”
차라리 사랑을 더
[27] 또 한번은 그녀가 처절한 마음이 되어, 자신이 하느님에게서 받은 시간을 얼마나 많이 헛되이 썼고 하느님의 은사에 배은망덕하며 무익하게 낭비했는지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고 있을 때, 사랑이 그녀에게 말하였다: “당황해 하지 마라. 내가 너의 모든 잘못을 다시 만회하고, 너의 모든 실수(태만)를 완전하게 해 주겠다.” 그러나 이 선물은 위대하기는 해도 잃어버린 선물의 손실, 그토록 헤아릴 수 없는 선물을 베풀어 주신 하느님, 끊임없이 그녀와 그녀의 모든 것에 가장 충실하신 분, 그런 하느님께 불충실했던 아픔이 너무도 처절하여 그녀를 위로해 주지 못했다. 그때 주님께서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나에게 완전히 충실하다면, 나의 사랑이 너의 실수를 보완해 주는 것이, 네 스스로 이 사랑에 찬미와 영광을 드리는 것보다 낫다고 여기게 될 것이다.”
하느님 스스로 우리 안에서 자제하신다
[28] 어느 날 그녀는 병으로 인해서 그녀의 수도원 임무를 제대로 할 수 없고, 자신이 무용지물로 여겨져 몹시 슬퍼하고 있었다. 그때 주님께서 그녀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었다: “자, 그럼 어디 네 안에서 타오르는 내 성심의 불길을 식힐 수 있는지 한번 시도해 보아라.” 이 말씀에서 그녀는, 어떤 사람이든지 그들의 아픔과 내적 고통, 슬픔과 의기소침, 곤경들을 겪을지라도, 그리스도께서 지상에서 겪으신 많은 곤경과 아픔과 노고, 최후의 수치스런 죽음의 고통이 모두를 기꺼이 받아들이시기까지, 오직 인간 구원만을 찾으셨던,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그분 성심의 불길과 합일을 이루기만 한다면, 모든 고통이 경감된다는 것을 알아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분의 고통이 그분 자신 안에서 견디어 낼 수 없기에, 황공하옵게도 충실한 사랑으로 그분을 따르는 추종자(연인)들에게는 감히 그것을 보완하게도 하신다는 것을 깨달았다.
너는 모든 사랑을 가진 것처럼
[29] 그녀가 성체를 모시고 싶다는 신호를 하였을 때(미사성제를 드리는 사제에게 수녀가 성체를 영하고 싶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 그녀는 이렇게 주님께 말씀드렸다: “가장 온유하신 주님, 제 이름을 당신 마음에 새겨 두시고, 당신의 감미로운 이름을 힘 있는 기억으로 제 마음 안에 새겨 주십시오.” 그러자 주님께서 그녀에게 “네가 성체를 영하러 가거든 너는 마치 인간의 마음이 타올랐던 적이 없는 그런 모든 열정과 최고의 사랑으로 나에게 다가와서 그런 마음으로 나를 받아라. 나는 네 안에 있는 그 사랑을 받을 것이고, 네 안에 있는 그대로가 아닌, 오히려 네가 열망하는 만큼, 참으로 그렇게 큰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은총을 전하다
[30] 아녜스, 복되신 동정녀 아녜스 축일, 성녀가 그리스도의 종인 그녀에게 나타났다. 그녀는 아름답게 장식한 분향 그릇을 들고 제단에서 나와 수녀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분향하였고, 그 향기가 온통 제단이 있는 성당을 가득 채웠다 …. 독서기도 때 성녀 아녜스의 사랑스런 말씀이 반복되자, 이를 본 그녀는 슬픈 마음이 들어 자신은 젊은 나이에 수도복을 입고 있었지만 이 복된 동정녀가 그리스도를 사랑해 드리는 것만큼 사랑하지 못했다고 주님께 하소연하였다. 이에 주님께서 성녀 아녜스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가진 모든 것을 그녀에게 주어라.” 그때 그녀는 하느님께서 성인들에게 품위를 주시어, 그들이 그리스도께서 그들 안에서 행하신 모든 것과 그리스도를 위해서 그들이 참아 견딘 것을 그들의 추종자와 사랑하는 이들, 그것들에 대해 하느님을 찬미하고 감사드리고, 그들 안에서 그분의 선물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성녀 아녜스가 그대로 하였을 때, 그녀는 형언할 수 없는 기쁨으로 가득했고, 하늘의 여왕님께 이 선물에 대해서 그분 아드님께 찬미 드리게 해달라고 청하였다. 그분께서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성모송을 한 번 바쳐라.” 그녀는 영감을 받고 이 찬미를 드렸다: “하례하나이다, 아버지의 권능에서 나신 이여, 아드님의 지혜에서 나신 이여, 하례하나이다, 성령의 자비에서 나신 이여, 하례하나이다, 사랑스런 마리아여, 당신은 하늘과 땅을 밝게 비추시나이다. 당신은 은총이 충만하신 분이시며, 당신을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그것을 부어 주십니다. 주님께서 당신과 함께 계십니다, 아버지에게서 나신 분께서, 당신의 동정이신 마음에서 나신 독생 성자께서, 당신의 가장 아름다운 친구이며 신랑이신 분께서. 당신은 여인 중에 복되신 분이십니다. 하와의 저주를 물리치시고 영원한 축복을 받으셨나이다. 태중의 아드님 또한 복되십니다. 삼라만상의 주인이시며 창조주이신 분, 모든 것을 축복하시고 거룩하게 하시며, 모든 것을 하나되게 하시고 부유하게 하십니다.” 그때 복되신 동정녀께서는 가지신 모든 것을, 동정이신 모태까지 그녀에게 주셔서, 그분께서 본성으로 그러셨듯이 그녀로 하여금 영적 어머니가 되는 은총을 주셨다.
하느님께서 열매를 맺으신다
[31] 한번은 그녀가 성체를 받아 모신 후였는데,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나는 네 안에 너는 내 안에, 나의 전능 안에, 물속의 물고기처럼.” 그녀가 “오, 저의 주님, 물고기도 자주 그물에 걸려 밖으로 끌어내집니다. 그런 일이 저에게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말씀드렸다. 그에 대해 주님께서 “너는 결코 내게서 밖으로 끌려 나가는 일이 없을 것이며, 오히려 내 성심 안에 둥지를 틀고 살게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녀가 “저의 둥지는 무엇입니까?”하고 묻자, 주님께서 이에 응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주는 모든 선물과 은사 앞에서 겸손하고, 항상 참된 겸손의 심연 속에 잠기는 것이다.” 다시 영혼이 “물고기는 물에서 열매를 맺는데 저의 열매는 무엇이 되겠습니까?” 하자 주님께서 그녀에게 “만일 네가 모든 성인들의 기쁨과 영광으로 나를 천상 아버지께 봉헌한다면, 그들의 기쁨과 받을 보상은 증가되어서 마치 그들이 신체적으로 나를 지상에서 느꼈던 것과 같이 느낄 것이니, 이것이 바로 너의 열매다.”라고 말씀하셨다. 영혼은 또한 ‘선조들과 예언자들 안에서 이런 것들을 어떻게 실현시킬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들은 지상에서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신 적이 없지 않은가?’ 라고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도들이 소유했던 것을 선조들과 예언자들은 믿음과 희망을 통해서 받았고, 그것들은 그렇게 지금 사도들과 똑같이 실제로 그들에게 속한다.”
마음속에서 샘솟듯이
[32] 한번은 그녀가 앓고 있을 때 사순절이 다가왔다. 그래서 주님과 함께 영적으로 사막에 머물고자 결심했다. 어느 날 밤, 주님과 함께 사막에 있다고 생각하며, 주님께 이 밤을 어디서 지내시겠느냐고 여쭈어 보았다. 주님께서 그녀에게 대단히 아름다운 빈 방 하나를 보여 주셨다. 겸손의 방이라고 불리는 방이었다. 그리고 말씀하시기를 “여기서 밤을 지내겠다.”라고 하셨다. 이 말씀과 함께 그 빈 방으로 들어가셨다. 그때 그녀가 “그런데 저는 어디 머물러야 합니까?”라고 여쭈었다. 주님께서 그녀에게 대답하셨다: “내 품으로 날아들어 거기서 새들처럼 쉬렴.” 그러자 그녀는 즉시 작은 새가 되어 주님의 품으로 날아가 거기서 방해받지 않고 쉬었다. 그녀가 주님께 말씀드렸다: “가장 온유하신 주님, 당신의 손가락을 제 머리 위에 얹어 주시어 이렇게 잠들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주님께서 “너는 작은 새들이 잠잘 때 머리를 그들의 깃털 속에 파묻는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느냐?”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녀는 주님께 “그러면 저의 깃털은 무엇입니까?”라고 여쭈었다. 주님께서 대답하셨다: “너의 갈망은 붉은 깃털이다. 그것은 항상 불타고 있기 때문이다. 너의 사랑은 초록 깃털이다. 그것은 거듭 살아나고 자라기 때문이다. 너의 희망은 불꽃같은 깃털이다. 끊임없이 나를 열망하기 때문이다.”
그 후 그녀는 주님의 마음에서 떨어지는 작은 물방울을 그녀의 입(주둥이)으로 탐욕스럽게 받아 마셨다. 거기서 그녀는 결코 한 번도 체험해 본 적이 없고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을 맛보았다.
다른 날 밤에도 그녀는 주님께 다시 한 번 어디서 밤을 지내실지 여쭈어 보았다. 그분이 “고독한 산자락에서.”라고 대답하셨다. 그분께서 그녀를 데리고 그곳으로 가셨다. 거기서 그녀는 산의 심연에서 흘러나오는 자비의 샘을 보았고, 그 옆에 은그릇이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그분께서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이 샘에서 모든 것을 네 맘껏 맛보도록 하여라.” 그녀가 그분께 “주님, 청하옵건대 그것을 제 대신으로 해 주십시오. 보시다시피 저는 그런 일을 할 줄 모를뿐더러 서툴고 약합니다.”라고 하자 그녀를 대신해서 천사들이 다가와 그 샘물을 맛보았다. 그리고 제일 먼저 영광스런 동정녀 마리아께서 온갖 복됨의 풍요로움을 위해서 맛보셨다. 그분이 마시는 동안 그분의 입에 있는 모든 물방울들이 너무나 아름답고 신기한 소리를 냈다. 이에 복된 예루살렘 안에 있는 모든 주민들이 새로운 기쁨으로 환호하였다. 그 다음으로 선조들, 예언자들, 사도들, 순교자들, 목자들, 동정녀들, 과부들, 부부들과 천상의 모든 시민들, 그리고 다른 모든 이들이 같은 방식으로 마셨는데, 그 물방울 하나하나는 앞서 동정녀 마리아에게서처럼 하느님 찬미가 되어 울려 퍼졌다.
그런 다음 같은 자비의 샘물이 분투하고 있는 교회에게도 베풀어졌다. 먼저 사도적 임무를 맡은 분들, 추기경들, 대주교들, 주교들, 그리고 모든 성직자들에게. 그 후 황제들, 왕들, 귀족들과 모든 재판관들과 신앙의 지도자들, 최종적으로는 지상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그런 다음 천사들이 그리스도의 정배들을 위해서 대행하고, 연옥에 있는 영혼들에게도 자비의 샘물을 마시게 하였다.
끝으로 그녀의 간청으로 주님께서는 그분의 자비로 승리한 교회와 마찬가지로 지금 분투하고 있는 교회의 모든 사람들에게도 그분 성심에서 흘러나오는 감로수를 작은 그릇에 담아 나누어 주셨다.
그 다음날 밤에 또 한 번 그녀는 영적으로 언급한 자비의 샘에로 인도되었고, 거기서 겸손한 감사의 광대한 빛이 솟아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 빛은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을 관통하여, 거기에서 더 완전하게 순수해진 다음, 같은 샘에로 되돌아 흘러 들어갔다. 이것은 이렇게 이해할 수 있다: 하느님의 은사는 아주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같은 은사를 받지 않으며, “은사는 여러 가지”(1코린 12,4)여서, 각자는 하느님께서 그에게 주신 은사를 주의 깊게 유의해야 한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모든 재물과 삶 안에서 무가치하게 여겨지는 것까지 포함해서 그것을 하느님께로 되돌아 흘러가게 해야 하며, 항상 자신을 낮추어 “당신 종에게 베푸신 모든 자애와 신의가 저에게는 과분합니다.”(창세 32,11)라고 말해야 한다. 그리고 그는 더는 어떤 재물도, 오직 하느님 찬미를 위한 것 외에는 어떤 것도 원해서는 안되며 즐거운 것이든 고통스러운 것이든 닥쳐올 어떤 것들도 하느님으로부터 넘치는 사랑으로 베풀어진 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리하여 그의 감사가 예수 그리스도의 감사와 합해져서 하느님의 모든 은사가 그분의 성심을 통하여 그 원천으로 되돌아 흘러 들어가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