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의 전기에서
동시대의 토마 칸데프라탄 지음
루드가르디스는 벨기에 톤그루(Tongern)의 귀부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 그녀는 양친에게서 경건한 교육을 받고 자란 후 12세에 베네딕도 수도회인 성 카타리나 수도원에 들어갔다(1194년).
그런데 그녀의 전구로 병을 치유 받는다는 소문이 퍼져 많은 병자들이 몰려왔고, 이 때문에 그녀는 뜻대로 기도에 전념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하여 어느 날 주님께 간청하였다. “주님, 이 ‘치유’의 은총은 어찌 된 일입니까? 저는 당신께만 전념하려는데 이 일로 자주 방해를 받고 있습니다. 하실 수 있다면 좀 더 나은 은총으로 바꿔 주십시오.” 이에 대해 주님께서 “그렇다면, 어떤 은총이 좋을지?” 물으셨을 때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시편에 대해 좀 더 큰 신심을 가질 수 있는 은총입니다.” 실재로 그렇게 되었다. 한층 더 빛을 받으면 받을수록 그녀는 시편의 의미를 훨씬 더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는 이 은총도 부족하다고 생각되었다.
(즉, 덮여 있던 신비를 계시에 의해서 깨닫는 것은 신심의 어머니이다. 이로써 감추어진 것을 한층 더 열렬하게 바라게 되고, 감추어져 있는 것을 한층 더 경건하게 바라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녀는 주님께 아뢰었다. “배운 것도 없는 일개 수녀에 지나지 않는 제가 성서의 비밀을 안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이겠습니까!”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녀가 대답했다. “당신의 마음을….” 그러자 주님께서 대답하셨다. “오히려 내 쪽에서 너의 마음을 원한다.” 그녀가 말했다. “주님, 가지셔도 좋습니다만, 이러면 어떻겠습니까? 당신 마음의 사랑을 제 마음에 나누어주십시오. 제가 언제나 당신의 보호를 받아 완전해지고 당신 안에 있음으로써 당신이 제 마음을 가지게 하여 주십시오.”
그때 숭고한 은총으로 두 심장의 교환이 이루어졌고, 창조한 영과 창조된 영의 일치가 성취되었다. 그것은 사도 바오로가 “주님을 끌어안는 사람은 주님과 한 영이 된다.”고 말한 것과 같다.
1205년 루드가르디스는 위에 언급한 성 카타리나 수도원 장상에 만장일치로 선출되었으나, 3년 후 아이비에르(Aywieres) 시토 수도원으로 옮겨가서 그곳에서 40년간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평수녀로서의 삶을 살았다. 귀천하기 15년 전부터 시력을 잃었으며 1246년 64세로 사랑하는 주님 곁으로 갔다. 주님의 오상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Acta Sanctarum〕6월 제3권 239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