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CHTHILD VON HACKEBORN
하케보른의 멕틸드
DAS BUCH VOM STRÖMENDEN LOB
다함없이 샘솟는 찬미
거저주시는 하느님
[33] 그녀가 미사성제에서 “주님께서 내게 말씀하셨다”는 찬미가를 부를 때였다. 하느님 아버지에게서 나신, 심오하고 형언할 수 없는 그리스도의 영원한 탄생을 경배 드리며 기념하고 있을 때, 그녀는 하느님 아버지께서 힘 있는 왕으로서 신비스런 장막 안에 상아로 된 옥좌에 군림하고 계신 것을 보았다. 그때 그분께서 영혼에게 말씀하셨다: “오너라, 내 마음과 똑같은 영원으로부터 태어난 나의 아들을 받아서, 존경과 감사의 마음으로, 그가 나에게서 최상의 영원한 탄생을 받았음을 믿고 공경하는 이들에게 그를 나누어주어라.” 그때 그녀는 하느님의 마음에서 빛이 나와 영혼들의 마음에 빛나는 어린 아기의 모습으로 그 빛이 밀착되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다음과 같은 말로 인사하였다: “하례하나이다, 영원한 영광의 초상이시여.” 그런 다음 그녀는 그분을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었고, 그보다 훨씬 더 힘 있게 그분을 그녀 자신의 마음에 끌어안았다.
“포고가 내려졌다”(루카 2,1)는 복음 말씀이 들리자 그것이 마치 하느님 아버지께서 그녀에게 하시는 말씀같이 들렸다: “내 아들의 동정녀 어머니에게 가거라. 가서 너에게 그녀의 아들을, 출산의 기쁨과 함께, 내가 그녀에게 그리고 온 세상에 선사한 모든 선한 것들과 함께 주십사고 청하여라.” 그녀가 그리로 가서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를 찾아냈는데, 아기가 말하였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나를 포대기에 싸서, 나는 꼼짝할 수 없게 되었다. 이는 내가 나와 함께 하늘에서 가져온 모든 좋은 것을 인간의 권력에 넘겨, 그들이 남김없이 사용하게 내맡겼다는 표시이다. 왜냐하면 누가 묶여 있다면 그는 힘이 없으며, 어떤 방식으로라도 저항할 수 없고, 그가 가진 모든 것을 그에게서 빼앗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세상을 떠날 때, 나는 다시금 십자가에 완전히 못 박혀서, 꼼짝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것도 내가 인간으로서 성취한 모든 좋은 것을 인간에게 넘겨 주었다는 표시이다. 정말 나는 나의 모든 지상생활과 인간적이고 신적인 모든 좋은 것들과 나의 고통을 남김없이 인간들에게 맡겼다. 이렇게 그들은 나에게서 나의 전부를 두려움 없이 가져갈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 나는 그들이 나의 모든 것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더 바라지 않는다.”
은총의 짐
[34] 주님께서 거듭 말씀하셨다: “죄인이 계속해서 죄를 짓는 것은, 말하자면 그가 나를 십자가에 계속 묶어놓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보속하고 나에게 돌아오면 즉시 나를 십자가에서 풀어 주는 것이다. 그가 십자가에서 나를 풀어 주면, 나의 짐(육신)이 모든 은총과 자비와 더불어 그에게 지워질 것이다. 그것은 마치 십자가에서 나를 풀어 내릴 때 요셉이 나를 받아 안았던 것처럼 내가 완전히 그의 힘에 짊어지워져서, 그가 원하는 대로 하도록 내맡긴 것과 같다. 그렇지만 만일 그가 죽을 때까지 죄 속에서 버틴다면, 그때는 나의 정의가 전全권력으로 그에게 전全책임을 지울 것이고,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을 받게 하여 그가 심판받게 할 것이다.
소중히 보관된 눈물
[35] 예수님께서 눈물을 흘리셨다는 복음을 듣고 그녀의 모든 감각이 온통 그것으로 충만해 있을 때 주님께서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지상에서 내가 자주 아버지와 함께 있었을 때, 형언할 수 없는 그 합일을 생각할 적마다 나의 인성은 눈물을 억제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아버지의 품에서 나를 꾀어내어 인간의 본성과 하나가 된 것을 생각할 때, 헤아릴 수 없는 그 사랑을 생각할 적마다 나의 인성은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그녀가 말하였다: “당신이 흘리신 그 사랑의 눈물은 다 어디 있습니까?” 그분이 대답하셨다: “그것들은 내 맘속에 은밀한 장소를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이 아주 귀중한 보물을 가지고 있다면 그가 그것들을 은밀하고 특별한 장소에 보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자 그녀가 주님께 말씀드렸다: “당신은 언젠가 저에게 사랑의 눈물은 당신의 마음 안에서 불로 태워져 사라진다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주님께서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맞다, 내 마음의 불길 속에서, 마치 물이 불길 속에 뿌려지면 사라지듯 사라진다. 그러나 타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내 마음의 가장 은밀하고 신비스런 곳에 잘 보관되어 있다.”
나와 한 영이 되어
[36] 언젠가 그녀는 미사 중에 주님의 몸을 받아 모셨는데, 주님께서 영혼의 마음을 끌어당기시어 그분 마음에 꼭 품어 주시고, 이리하여 둘이 한 덩어리를 이루었던 감미로움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분이 말씀하셨다: “이것이 나의 바램이었다. 사람이 마음의 온 열정을 내게 쏟아, 그가 더는 아무 것도 자신을 위하여 열망하지 않고, 자신의 모든 열망을 내 마음에 맞추어 정리하게 되면, 그것은 마치 두 갈래 바람이 함께 불어 하나의 기류를 이루는 것과 같게 된다. 더욱이 그는 모든 일 안에서 나와 하나가 되어야 하는데, 예를 들면 잠을 잘 때나 밥을 먹을 때에도 그러해야 한다. 그런 다음 그는 자신의 마음에 이렇게 말해야 한다: ‘주님, 사랑의 일치를 통해서 저에게 이토록 편안함을 마련해 주셨는데, 이것은 당신께서 지상에 사시는 동안 자신에게 마련하려 하셨던 것이었으니, 이제는 제가 그것을 당신에게 영원한 찬미로 바쳐 드리고, 제 몸을 위해서는 필요에 따라 이용하겠습니다.’라고. 이와 마찬가지로 그에게 어떤 일이 맡겨졌을 때도 이렇게 말해야 한다. ‘주님, 이 사랑의 일치 안에서 당신께서는 자신을 노고를 견디어내기에 합당하다고 여기셨고, 항상 영혼 안에서 끊임없이 일하고 계시나이다. 이제 저에게 그 일을 맡기셨기에 저는 그것을 당신께 찬미로 바치며, 만인에게 유익이 되게 하겠습니다. 당신께서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너희는 나 없이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요한 15,5) 그러므로 저는 당신의 가장 완전한 활동과 하나가 되어 그로 인해 완전하게 되어, 마치 물방울이 큰 물결 속에 들어가면 물결이 흘러가는 대로 따라 흐르듯이 그렇게 하게 되기를 청합니다.’ 궁극적으로 사람은 의지 전부를 통틀어 내가 원하는 것을 원하게 되어, 싫은 것이나 좋은 것이나, 마치 광물이 불 안에서 융화되어 서로 분리시킬 수 없게 되듯이, 나와 한 영이 된 사람도 사랑을 통해서(1코린 6,17), 지상에서 성취할 수 있는 최상의 완덕에 다다르게 된다.”
얼굴을 음식과 음료로
[37]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초상(베로니카의 얼굴 수건)을 공경하는 신심을 가진 이들을 북돋우기 위한 미사, 일요일 초대송에서 “지상의 모든 것들”을 노래할 때, 마침 로마에서는 주님의 얼굴(초상화) 수건을 공경하는 축일을 지내고 있었다. 이때 그녀가 어떤 모습을 보았는데, 주님께서 꽃으로 가득한 산 위에, 벽옥과 금과 붉은 광석으로 장식한 옥좌에 앉아 계셨다. 푸른색 벽옥은 영원한 하느님의 증대하는 힘을 의미하고, 금은 사랑을, 붉은 광석은 그분이 우리를 사랑하셔서 겪으신 수난을 의미했다 …. 이제 모든 사람은 주님의 얼굴을 공경하기 위한 기도를 드리기 위해서 주님께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지은 죄의 짐(십자가)을 어깨에 지고 와서 주님 발치에 내려놓았다. … 주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신다: “이것들로 무엇을 하기를 원하느냐? 이것들을 전부 사랑의 불로 살라 버리자.” 그런 다음 그분께서 다시: “탁자를 준비하여라.”고 분부하셨다. 즉시 주님 앞에 탁자가 마련되었고, 그 위에 접시와 잔이 준비되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주님의 얼굴은 태양처럼 빛났고, 그 그릇들은 음식과 음료 대신 광채로 가득 찼다. 거기 참석한 모든 이들은 탁자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데, 주님 얼굴의 광채로 빛나는 옷을 입고 있었으며, 천사들과 성인들을 위한 청량제와도 같은 음식과 음료를 받았다.
그렇지만 이 날 주님께서는, 생명을 주는 성사에 나가지 못했으나 경건한 마음으로 거기 있던 사람들에게 복음사가 성 요한을 시켜 왕다운 넉넉함으로 접시에 청량제와도 같은 것을 보내 주셨다. …
하느님의 여종은 수녀들에게 성의聖衣가 현시된 이 날, 마음으로나마 경건하게 로마로 순례하라고 가르쳤다.
마음에서 나온 열매
[38] 한번은 사랑이 그녀에게 태양빛으로 된 옷을 입혀 주며 그 사랑과 영혼, 이 둘이 아름다운 동정녀들(정배)과 함께 그리스도의 면전에 서 있었다. 그러나 영혼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분의 왕다운 모습은 볼 수 있었으나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자신의 그러한 생각에 놀라워하며 큰 열망으로 채워졌을 때, 주님께서 그녀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셨다. 그때 사랑이 그녀를 붙들어 주어 주님께로 인도해 주었다. 그리고 둘은 구세주 성심의 상처에 엎드리어, 거기서 나오는 온갖 기쁨의 잔을 받아 마셨다. 그들의 괴로움은 감미로운 것으로 변하고, 그들의 두려움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리스도 성심에서, 그분의 마음에서 그녀의 입으로 전해지는 열매를 빨아들였는데, 그것은 하느님의 마음에서 흘러나온 영원한 찬미의 열매였다. 그분을 찬미하는 모든 찬미는 그분에게서 나오고, 모든 선의 근원에서 나오기 때문이었다. 또 다른 열매를 받았는데 그것은 감사였다. 왜냐하면 하느님이 먼저 그녀에게 해 주지 않으시면 영혼은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님께서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나는 그 무엇보다도 먼저 너에게서 나오는 열매를 원한다.” 영혼이 “가장 사랑하는 하느님, 어떤 열매를 원하십니까?”라고 여쭈었다. 주님께서 이르셨다: “오로지 나에게서만 네 마음의 모든 즐거움(위로)을 찾는 것이다.” 이에 그녀가 대답했다: “저의 유일한 사랑이시여, 어떻게 제가 그것을 이룰 수 있겠습니까?” 그분이 응답하시기를 “내 사랑이 네 안에서 그것을 이루어 줄 것이다.”라고 하셨다. 그러자 넘치는 감사로 그녀가 응답했다: “오, 그렇습니다. 오, 그렇지요 Minne, Minne, Minne!” 그러자 주님께서 그녀에게 “너는 Minne를 엄마 부르듯 하여라. 정말 나의 사랑이 너에게 어머니가 되어 줄 것이다. 아기가 엄마의 젖을 빨듯이 그렇게 너도 그에게서 내적 위로와 형언할 수 없는 감미로움을 빨아들이게 될 것이고, 그는 너를 먹여 주고 마시게 하고 옷을 입혀 줄 것이다. 마치 어머니가 외동딸을 위하여 필요한 모든 것을 해 주듯이 그렇게 너를 보살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리스도 우리 안에
[39] 한번은 그녀에게 영광의 임금님, 그리스도께서 지극히 높으신 곳에서 영광에 싸여 나타나셨다. … 그런데 영혼은 그것과는 먼 거리에 있는 것 같았고, 예언자의 말씀을 생각하고 있었다. “주님께서 먼 곳에서 와 그에게 나타나셨다.”(예레 31,3). 그때 주님께서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어떻게 그러느냐고? 항상 네가 머무는 곳에, 그곳에 나의 천국이 있다. 네가 먹거나 잠자거나 무엇을 하거나, 항상 나의 거처는 네 안에 있다.”
멀고도 가까운
[40] 어느 날 그녀가 탈진 상태가 되어 더 걸어갈 수 없어서 회랑에 앉아 미사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녀는 하느님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한탄하였다. 주님께서 그녀에게 즉시 대답하셨다: “어디든지 네가 있는 곳에 나도 있다.” 그녀가, 사람들이 멀리 떨어진 곳에서 미사를 드리는 것이 잘못인지 그분께 물었다. 이에 주님께서 “만일 그 사람이 참석하고 있다면 괜찮다. 적어도 말씀을 들을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있다면 결코 잘못이 아니다. 사도가 말했듯이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날카롭기’(히브 4,12) 때문이다. 하느님의 말씀은 영혼을 살리고, 그에게 영적 기쁨을 부어 주며, 무엇을 기도하는지 노래하는지 알아듣지 못하는 교양 없고 분별없는 사람이라도 성령 안에서 기쁨을 느낀다면, 그로 인해 회심에로 고무될 수 있음을 보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말씀은 바른 행동과 선행을 하도록 영혼을 힘차게 이끌어 주며, 영혼의 내면을 온통 비춤으로써 그를 사로잡는다. 그러나 누가 병으로 인해 순명으로 혹은 어떤 합당한 이유 때문에 저지당했을 때, 나는 그가 어디에 있든지 거기 있을 것이고 그 사람 안에 현존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