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프타의 성녀 제르트루드
GERTRUD VON HELFTA
신적 사랑의 파견자
GESANDTER DER GÖTTLICHEN LIEBE
제1권
제10장
신뢰의 은사에 관해서
더우기 신뢰의 은사는 그녀 안에서 놀랍게도 빛났다. 그녀의 양심은 어느 때나 의연했고 슬픔과 상실, 방해, 그렇다, 그녀 자신의 결점까지도 어둡게 할 수 없었다. 그녀는 하느님의 자비에 완전히 자신을 맡겨드렸다. 주님께서 가끔 그녀에게 익숙해진 은사를 거두어 가실 때도 그것을 견디어내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았다. 마치 사람이 큰 희망을 가지고 그의 파견자가 오래 기다렸던 소식을 가져오기를 기다리듯이 그렇게 그녀는 하느님의 위로가 그녀에게 넘치도록 주어지리라는 것을 확신하였다. 앞에서 겪은 시련을 통해서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결점 때문에 절망하여 기가 꺾인 적이 결코 없었고, 모든 것을 위해서 하느님의 선물이 다시 쓸모 있게 된 것처럼, 사실 하느님의 은총으로 다시 일어나지 않은 적이 없었던 것이다. 자기 자신이 꺼진 시꺼먼 숯덩이로 여겨질지라도 하느님의 성령의 힘으로 다시 숨을 돌리고, 하느님께로 되돌아가려고 노력했으며, 자신 안으로 되돌아오는 동안 즉시 하느님의 모상을 되돌려 받았다. 마치 사람이 암흑에서 태양빛에로 들어가 갑작스럽게 빛을 받게 되는 것처럼 그녀는 하느님 현존의 광채로 밝아지고 모든 장식품과 아름다움과 함께 여왕들에게나 어울리는 금실로 수놓은 옷을 받아 입고 영원한 임금이시며 불사불멸이신 분 앞에 선 것 같았다.
현세 생활에서 결코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자신이 어떤 죄스러움의 얼룩 때문에 슬픔을 느낄 때는 그것을 씻기 위해서 주 예수님의 발치로 피해 갔다. 신적 은총으로 충분히 씻김 받았다고 느끼면 모든 것 안에서 흔쾌히 하느님의 뜻을 따랐고, 자신에게 그리고 그녀가 행하는 모든 사랑의 행위를 위해 자신을 쓸모 있는 연장으로 만들어갔다.
이런 신뢰를 통해서 그녀는 성체를 영할 수 있는 엄청난 은총을 받았으며, 언제나 주님의 자애에 대한 굳은 희망으로 기쁘게 들어갔다. 자신의 노력은 하찮고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가 기도나 준비 수행을 할 수 없었을 때마저도 성체를 영하지 않는 일은 결코 없었다. 그녀는 무상으로 받은 지극히 높으신 분의 선물과 인간적인 노력을 비교한다면 이는 헤아릴 수 없는 바다와 작은 물방울과 같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합당한 준비는 자신에게 대단히 유효한 것이지만 그녀의 지향은 그 무엇보다도 주님의 변함없는 관대함에 대한 신뢰였고, 깨끗한 마음과 경건한 사랑의 열성으로 성체를 모시는 데 있었다. 또한 그녀는 자신이 받은 영성적인 은사의 보물들을 오직 신뢰에 돌린다. 이 뛰어난 보물이 자신의 아무 공로 없이 모든 은사의 기부자로부터 받았음을 잘 알고 있었다.
이 신뢰가 얼마나 컸던지, 그녀는 자주 하느님의 뜻과 일치함 안에서 죽고 싶어 했다. 매 시간 그녀에게는 삶이나 죽음이나 똑같았다. 죽음을 통해서는 행복을 성취하기를 희망했지만 더 오래 사는 것을 통해서는 하느님의 영광을 더 증가시키고 싶어했다. 한번은 길에서 미끄러졌다. 그녀는 대단히 기뻐하며 마음속으로 주님께 말씀드렸다: “저의 가장 사랑하는 주님, 이 넘어짐이 저에게 갑작스런 기회가 되어 당신께 갔더라면 얼마나 더 좋았겠습니까!” 그때 우리가 이 말을 듣고 놀라서 그녀에게 교회의 성사를 받지 않고 죽는 것이 두렵지 않으냐고 묻자 그녀가 이렇게 대답했다: “온 마음으로 구원을 주는 성사의 힘을 얻기를 간절히 원한다. 그렇지만 내 주님의 뜻과 예정이 최상의 것이고 가장 효과적인 준비라고 본다. 그래서 그분이 어떤 방법을 원하시든지, 갑작스런 아니면 준비된 죽음이든지, 나는 기꺼이 그분께로 옮겨가겠다. 왜냐하면 내가 어떤 죽음의 방식을 통해서 떠나게 될지, 결코 하느님의 자비가 없지 않을 것이며, 그것 없이 나는 어떤 방법으로도 행복하게 될 수 없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죽음이 오래 준비되었든지 아니면 갑작스럽게 닥치든지 아무 상관이 없다.”
비슷한 방법으로 그녀는,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 안에서 내적 기쁨을 간직했다. 항상 하느님께로 향한 지향을 굳게 간직했고, 모든 것 안에서 놀랍도록 강하고 의연했다. 주님께서 이에 대한 증거를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그녀에게 주셨다. 어느 날 어떤 사람이 주님께 물었으나 대답을 들을 수 없어서, 이에 대해 놀라워하고 있을 때, 결국 그분께서 그녀에게 이렇게 전달하게 하셨다: “내가 망설인 이유는 내 무상의 호의를, 나의 연인이 하듯이 강한 신뢰에 깊이 뿌리내리지 않고 그 안에서 확신을 가지고 나의 호의를 희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