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HELM VON SAINT-THIERRY
샹 티에르의 윌리엄
MEDITATIVE GEBETE
묵상 기도
다섯 번째 묵상 - 예수님께서 어떻게 기도하셨고 우리를 회심시키시는가.
- 예, 주님, 그렇습니다. 저는 진리를 알고, 받아들인 후에도 짐짓 죄를 지었습니다. 저는 세례성사를 통해서 죄 사함을 받은 후에도 은총을 베푸시는 성령을 심하게 모독했습니다. 마치 개가 토해놓은 것을 다시 먹듯이(잠언 26,11 2베드로 2,22) 깨달은 후에도 죄에로 다시 돌아섰습니다.
오, 하느님의 아들이시여, 제가 당신을 발로 짓밟았습니까? 제가 당신을 배반했을 때 저는 당신을 발로 짓밟았습니다. 저는 지금 베드로가 당신을 배반했을 때 당신을 발로 짓밟았다는 것을 말하려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가 한 번, 그리고 또 한 번 그리고 세 번이나 당신을 배반했지만 얼마나 그는 열렬히 당신을 사랑했었습니까? 당신의 순수한 피를 더럽혔습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자는 저주를 받을 지어다!
제 마음이 그런 생각을 하다니 당치도 않습니다. 절대로 그런 고백이 제 입술에 올라서는 안 됩니다.
가끔 사탄이 저의 믿음을 흔들어 놓을지라도, 밀을 까부르듯이, 그래도 당신은 제가 믿음을 잃지 않도록 기도하셨습니다(루가 22,31-32). 덕이란 선에 대한 영혼의 자발적인 참여입니다. 당신은 제가 항상 당신을 믿는 믿음에 자유의지로 동참했는지 아십니다. 당신이 제 안에 이 믿음을 세상 끝 날까지 보존해 주십시오! 저는 항상 당신을 믿었고 당신을 배반한 적이 결코 없으며 제가 당신께 죄를 지을 때마저도 저는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당신께 제가 죄를 지었음을 저는 죽도록 통회합니다.
그러나 당신을 사랑해야 하는 만큼 사랑하지 못한 것 외에는 당신께 대한 사랑은 뉘우치지 않습니다. 당신을 그토록 사랑하였다면 죄를 짓지는 않았겠지만 그러나 저는 괴롭습니다! 진리를 깨달은 후 죄를 지은 것이 이토록 가혹하다면 당신의 자비를 맛보고 당신의 관대하심과 사랑의 은사를 받은 후에 지은 죄는 참으로 얼마나 더 가혹할지, 그리고 제가 당신을 사랑한 것이 심판이 되리라는 사실이 두렵습니다.
- 이 더러운 인간은 어렸을 때 이미 당신의 은총의 힘으로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그러나 어린이답지 않게 죄를 지었습니다. 그 때부터 지금 현재에 이르기까지 죄짓는 일을 그치지 않았지만, 당신은 저에게 자비를 베푸시기를 그만두지 않으셨습니다.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이 말뿐입니다. “너는 살아 있을 동안에 온갖 복을 다 누렸다.”(루가 16,25). 주님, 당신의 심판을 자비로 바꾸어주시고 죄만이 당신을 죄의 심판으로 움직이게 하여주소서!(로마 8,3) 그 때 당신을 사랑한 저의 너무도 작은 사랑 때문에 당신이 저를 심판하심은 마땅합니다. 당신 은총의 충만하심을 나누어 받은 저를 이제는 당신 심판대 앞에, 당신 성소에 서게 하시고(시 62,3) 당신 자비의 눈을 바라보게 하시어 죄녀에게 당신이 하신 그 말씀을 저에게도 들려주소서. “이 여자는 이토록 극진한 사랑을 보였으니 그만큼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루가 7,47)
그렇지만 먼저 당신의 완전한 사랑의 불로 제 마음을 불태우시고 그 뜨거운 열기로 제 안의 모든 죄의 독을 몰아내고 태워버리소서. 제 양심의 얼룩을 찾아내어 눈물로 그것을 씻어주소서. 제가 오랫동안 육체의 욕망 속에 살면서 눈의 쾌락과 지나친 허영으로 저지른 모든 죄를 당신의 십자가로 십자가에 못 박으소서(1요한 2,16). 당신 분노의 얼굴 앞에서 욕정은 사라지고(요한 1,13) 성령에 동참함으로써 불에 타고 꺾이어 멸망하게 하소서(시 79,17).
- 주님, 이 고백을 듣고 누가 비웃고 싶거든 비웃어도 좋습니다! 그는 제가 죄녀가 당신 자비의 발아래 엎드린 것처럼 엎드려있는 것을 보고, 마음의 눈물로 발을 씻어드리고 깊은 사랑의 향유를 발라드리고 있는 것을 보아야만 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당신께 드릴 수만 있다면 아주 보잘것없고 작은 것일지라도, 그것이 제 몸이건, 영혼이건 당신이 좋아하시는 향유의 대가로 갚아드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저는 그것을 당신의 머리에, 하느님이신 당신의 머리에 붓고 발에도 부어드리겠습니다!
당신의 몸이야말로 우리 인간 본성의 낮춤 바로 그것입니다. 바리사이들이 투덜대도 좋습니다(루가 7,39). 그러나 당신은 저를 불쌍히 여겨주소서, 저의 하느님이시여!(시 50,3) 돈주머니를 가지고 있는 제 안의 도둑은 투덜거리며 이빨을 갈더라도 좋습니다(마르 14,5 요한 12,4-6). 제가 당신의 마음에 들기만 한다면, 다른 사람이 아무리 불쾌하게 여겨도 아무렇지 않습니다.
오, 제 마음의 사랑이시여, 저는 당신 위에 매일, 그리고 영원히 이 향유를 발라드리겠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당신을 향유로 발라드리는 것이 결국 제 자신에게 발라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 본성은 악의 완고함을 받아들여 완전히 몸에 배인 꽁꽁 얼어붙은 가죽부대 같습니다(시 118,83). 이 부드러운 향유로 끊임없이 녹여주지 않으면 굳어버리고 딱딱해져서 끝내는 부러지고 맙니다. 그러면 그 안에 들어있던 모든 좋은 것들은 못쓰게 되고 말 것입니다.
- 당신은 말씀하셨습니다. “그녀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한 것이다.”(마르 4,8) 주님, 저 또한 성실하게 당신을 위하여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하여 주소서. 제가 할 수 있고, 알고 있는 것, 저의 있는 그대로, 제가 하고자 하는 것들을 당신을 위하여 하게 하소서. 아무 것도 제게 남겨두지 않겠습니다. 인간이 아니라 저에게는 당신이 필요합니다. 저는 당신 자비의 발아래 부복하겠습니다.
당신이 좋은 말씀을 들려주실 때까지, 당신 입이 판결을 내리고 정의의 중재 판결이 떨어질 때까지 여기 이렇게 엎드려 울겠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이토록 극진한 사랑을 보였으니 그만큼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는 말씀을 저에게도 베풀어주시기를 간절히 애원하기 때문입니다(루가 7,47). 주님, 당신이 아버지께서 당신에게 맡겨주신 심판의 권한을 가지시고 제게 오시어 제가 당신 사랑의 사랑으로 의롭게 판결을 받고 구원받는 것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칭찬 듣고 존경받는 것보다 훨씬 더 낫기 때문입니다. 주님, 당신 구원의 포옹에서 저를 제외시키지 마소서. 저는 모든 것 안에서 당신 십자가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 당신은 말씀하셨습니다. “원수 갚는 것은 내가 할 일이니 내가 갚아 주겠다.”(히브 10,30 로마 12,19 신명 32,35)라고. 가장 자비로우신 이여, 당신은 그렇게 하시지 말아주십시오! 오히려 “원수 갚는 것은 내가 할 일이니 내가 보복하여 주리라.”라는 말이 더 유효하게 하소서. “살아 계신 하느님의 심판의 손에 떨어지는 것은 얼마나 무서운 일입니까?”(히브 10,31) 무엇을 원하시든지 원하시는 대로 명령을 내리십시오. 그러나 제가 당신이 내리신 명령을 알아듣고 행할 수 있게만 해주십시오.
당신은 제 마음을 이미 준비시키시어 당신의 뜻을 성취시키려는 제 몸과 영혼을 그 무엇도 빼앗아가지 못하게 하여 주소서. “당신께서는 저를 살피시어 아시나이다. 제가 앉거나 서거나 당신께선 아시나이다. 과거와 미래의 것들도 아시나이다.”(시 138,1.5) 제게 익숙해진 제 안의 세상을 받아주소서! 저의 피난처가 되어 주신 당신의 은총으로 저를 형성하소서. 당신 마음에 드는 보속하는 마음을 제게 주소서! 주님, 저에게 깨끗하고 신심 깊고 튼튼하고 굳센 믿음을 주시고 넘치는 은총을 받고 또 받았으니(요한 1,16)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루가 7,50)라고 말씀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