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ven Brothers of Atlas
아틀라스의 일곱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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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stercian Witnesses of Our Time
Jean-Christophe Christophe
‘안녕(A-Dieu)’을 마주하며
어느 날 -그것은 오늘일 수도 있겠지요- 내가,
현재 알제리에 살고 있는 모든 외국인을 겨냥하는듯한 테러리즘의 희생자가 된다면,
나의 생명은 하느님과 이 나라에 바쳐졌다는 것을,
모든 생명의 유일한 주인께서 이 잔인한 이별에 이방인으로 머무실 분이 아니라는 사실을,
나의 공동체, 나의 교회, 나의 가족이 기억해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내가 어떻게 감히 그런 봉헌에 합당하다 할 수 있겠습니까?
나의 이 죽음을, 나처럼 잔인한 폭력으로 죽어간 이들의 죽음,
익명으로 무관심 속에 잊혀진 그토록 많은 이들의 죽음과 연결시켜 주기를 바랍니다.
내 생명이 다른 이들의 생명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덜한 것도 아니지요.
어떻든 내 생명은 어린 시절의 무죄함을 지니고 있지는 않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오늘날 세상에 횡행하는 악, 맹목적으로 나를 공격하여 쓰러뜨릴 수 있는
그 악에 내가 ‘공범’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만큼은 살아왔습니다.
그때가 오면 잠깐이나마,
하느님과 인류 형제들에게 용서를 청하는 동시에,
나를 죽일 그 사람을 온 마음으로 용서할 수 있는 영적 명료함의 한 순간을 얻고 싶습니다.
나 스스로 이런 죽음을 원할 수는 없습니다.
이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은 중요해 보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이 민족이 한 묶음으로 싸잡혀 내 살인범으로 몰린다면
어찌 내가 기뻐할 수 있겠습니까.
아마도 “순교의 은총”이라 불리게 될 이 일의 책임을 한 알제리 사람에게,
그가 누구이든, 더구나 자신이 믿고 있는 이슬람에 대한 충실성으로 행동했노라고 말하는
한 알제리 사람에게 책임 지운다면 그것은 너무 비싼 대가를 치르는 것입니다.
오늘날 알제리 백성 전부를 하나로 싸잡아 경멸을 퍼붓는다는 것을 나는 압니다.
어떤 특정한 이슬람주의가 조장하는
이슬람 전체에 대한 풍자 또한 알고 있습니다.
극단적 원리주의와 이슬람을 동일시하면서 양심을 편안히 하는 것은 너무 안일한 것입니다.
나에게 알제리와 이슬람은 다른 무엇, 몸과 영혼이라고나 할까요.
그것에서 받은 빛을 통해 나는 충분히 그리고 분명히 거듭거듭 선언해왔습니다.
나의 ‘최초의 교회’였던 어머니 무릎에서 배운 복음에서 흘러나오는 올곧은 줄기를
얼마나 자주 나는 이 땅 알제리에서, 이슬람 신자들에 대한 존경심 안에서
재발견했는지 모릅니다.
물론 내 죽음은 순진한 이상주의자로 나를 성급히 분류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옳았다는 증거로 비칠 것입니다:
“이제 당신이 생각하던 바는 어찌 되었소!”
하지만 그들은 알아야 합니다.
마침내 뜨겁게 타오르던 내 호기심이 풀리리라는 것을.
하느님께서 원하신다면,
그리스도의 영광으로 온통 빛을 발하고,
그리스도의 수난의 열매이며
성령의 선물로 가득찬 그분의 이슬람 자녀들을
아버지와 함께 아버지께서 그들을 보시듯 그렇게 바라보기 위해
이제야말로 내 눈길은 하느님 아버지의 눈길 속으로 깊이 침잠하게 될 것입니다.
이 성령의 비밀스런 기쁨은 언제나 친교를 세우고,
다름을 연주하며 닮음을 회복시키는 것입니다.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 안에 있는 그 기쁨을 위해서,
나의 생명을 전적으로 원하시는 듯 보이는 하느님께
온전히 나의 것이요, 온전히 그들의 것인 이 잃어버릴 생명에 대해 나는 감사드립니다.
내 생애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이 감사 안에
나의 어머니, 아버지, 자매, 형제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 어제와 오늘의 벗들, 이 땅의 벗들, 약속된 백배의 보상으로 내게 주신 모든 이들을 담으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의 벗인 그대,
스스로 무얼 하는지 알지 못하는 그대도 함께 담으렵니다.
그렇습니다. 그대의 얼굴 안에서 하느님의 얼굴을 보기 때문에,
정녕 그대를 향해서도 나의 이 “감사”와 “안녕(A-Dieu)”을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 둘 모두의 아버지이신 하느님께서 원하신다면
우리가 복된 도둑으로
낙원에서 다시 만날 수 있게 되기를.
아멘! 인샬라!
알제 1993년 12월 1일, 티비린 1994년 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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