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피스트에서 보내는 2014년 7월의 말씀
빛과 어둠 II불타는 연꽃
차
가운 바다 위
뒤집혀 가는 배
선장도 항해사도
제일 먼저 탈출했건만
가만히 있으라 방송하고선
제일 먼저 꽁무니 뺐건만
경찰들 멀거니 지켜보고
목숨보다 귀한 그 추한 것 챙기느라
다급히 달려온 무수한 이들마저
모두들 쫓아보냈건만
세상의 한다한 이들
그 속 알 수 없는 이들
지켜보는 가운데
300명 여린 목숨 스러져 갔건만
구명조끼조차 챙기지 않고
여린 목숨 구명에
목숨 건 이들 있었네
어서 내 손 잡아라
구명조끼 너부터 입으렴, 너부터 올라가렴
그들의 마음
얼마나 뜨겁게 불타 올랐을까
얼마나 뜨겁게
그대들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
찬 바다 위 연꽃으로 피어오르네
빙하보다 얼어붙은 한국호에
불타는 연꽃송이들 피어오르네
얼음을 뚫고
작고 여린 몽우리들 남김없이 이끌고
얼어붙은 가슴에
불타는 연꽃잎 날아내리네
이곳 저곳 남김없이
태우고 또 태워
온세상 불꽃바다
그대들 목숨으로 지핀 불꽃
이제 우리 지켜내야하리
이제 우리 스스로
불꽃이 되어야 하리
싯푸르게 일렁이는 죽음의 물결
목까지 차올라도
그 두려움조차 넘게 할
그대들 불타오르는 연꽃
우리 심장 속에 타오르네
시토회 수정의 성모 트라피스트 수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