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률 시토회에 보낸 교황 바오로 6세의 서한
엄률 시토회 총장 이냐스 지레에게
교황 바오로 6세
친애하는 아들이여, 인사와 사도적 축복을 보냅니다.
개혁 수도회 혹은 엄률 수도회라 불리는 귀수도회는 생활양식의 쇄신 및 현대의 온갖 요구에 적응하기 위해 수개월 후 제 2기 원장회의를 열 예정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 때를 맞아 친애하는 아들이여 나는 당신과 원장회의의 각 멤버들을 위해 그리고 귀 수도회의 수사, 수녀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이 편지를 보냅니다. 이 편지는 여러분들이 원장회의를 준비하는 데 필히 도움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이 편지를 읽음으로써 내가 여러분들의 신분에 대해 그리고 여러분들의 생활과 여러분들의 사명에 대해 얼마나 큰 기대를 걸고 있는지 알게되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여러분들의 고귀한 전통에 부합하는 더 나아가 현대교회의 희망과 필요에 응할 수 있는 쇄신을 시도하려 하고 있습니다.
수도생활과 하느님
여러분들이 수도서원을 통해 서약한 것을 완전하게 그리고 충실하게 실행해 갈 때 여러분들의 생활은 얼마나 위대한 생활이 되겠는지요. 또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생활이 되며 교회의 필요에 응답하는 생활이 되겠는지요.
사실 여러분들의 삶 안에는 모든 것이 극히 자연스럽게 하느님 쪽으로 이끌어줍니다. 왜냐하면 거룩한 수도규칙은 만사를 좋은 조건 안에 갖춤으로써 완전한 그리스도교적 생활을 확립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하느님 탐구, 하느님과의 만남, 신앙의 어둠 안에서의 하느님 인식, 하느님께 대한 봉사, 하느님 찬미, 하느님께 대한 사랑의 생활로 이끌어줍니다. 그러나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지 순종이라는 빛나는 무기를 잡고 그 밖의 복음적 권고를 실천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침묵과 회개를 실행하며 세속으로부터 물러나 거룩한 전례나 끊임없는 독서를 통해 주어지는 하느님 말씀의 풍부한 재화(계시헌장 25조 참조)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자비깊은 주님의 사랑을 보다 명확하게 보게되고 주님 사랑의 감미로움을 보다 잘 음미할 수 있게 됩니다.
수도자의 생활의 중심을 차지하고 수도자의 삶 전체를 지배하는 것은 하느님 그분 자신이어야 합니다. 성 테오도로 스토우디에 의하면 수도자란 “하느님만을 바라보고 하느님만을 원하며 하느님께만 묶여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관상하는 사람의 필요성
수도자는 겸손한 마음으로 온갖 수단을 다 사용하여 온 생애를 주님 앞에서 또한 주님을 위해 보내며 그것을 마지막까지 다 사용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실로 하느님은 이러한 봉헌을 요구할 권리를 가지고 계십니다. 인간의 생명은 오직 하느님께만 속하며 하느님의 다스림 하에 있기 때문입니다. 일찍이 주께서 복음 안에서 말씀하셨듯이 아버지께서는 영과 진리 안에서 예배하는 자를 찾고 계시는 것입니다. 이러한 예배자 즉 성 바오로가 말하는 최상의 지혜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뛰어난 지식(에페 3,19)을 탐구하는 영혼을 양성하고 준비하고 아버지께 봉헌하는 것 바로 이것이 은세수도생활의 목적인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 관상생활이 얼마나 유익한 것인지 명확히 알게 됩니다. 더욱이 이러한 삶으로부터 생기는 은혜를 가장 풍성하게 입게 되는 것은 관상수도자 자신인 것입니다.
더 나아가 관상은 교회 전체에 큰 이익을 가져옵니다. 교회가 생명을 유지하고 발전해가기 위해서는 관상이 필요합니다. 깊은 내적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 오로지 내적 생활에 몰두하여 하느님 안에 집중하며 천상적인 것에 대한 사랑으로 불타고 있는 사람, 교회는 이러한 사람이 필요합니다. 만약 불행하게도 이러한 사람들이 없어져 버린다고 한다면 혹은 그들의 생활이 쇠퇴해가고 있다 한다면 바로 그 정도에 따라 전 신비체의 힘도 필연적으로 약해져가게 마련입니다.
또 당연한 결과로서 신적인 사랑에 대한 지식, 신학, 거룩한 선교활동, 사도직, 신자의 그리스도교적 생활, 이 모든 것들 위에 크나큰 지장을 초래하게 됩니다.
수도서원의 힘
관상하는 사람의 신비적 빛은 체험을 통해 얻어지는 하느님께 대한 인식을 교회 안에 언제나 생생하게 살아 숨 쉬게 해줍니다. 만약 그것이 결핍된다면 말씀을 이해하기 위해 하느님의 백성이 취하게 될 수단 중의 하나가 없어지는 것이 됩니다.
신자들의 마음이 고갈되지 않기 위해서는 관상하는 사람이 퍼올린 이 살아있는 물이 불가사이한 길을 통해 신자들에게 까지 흘러가야 합니다.
더 나아가 여러분들은 사회에 대해서도 또 다른 이익을 가져다줍니다. 공의회가 선언하였듯이 그리스도교 생활이 진실로 여행이요 영원한 나라를 향하는 순례라고 한다면 관상 수도자는 그 여행길에서 일반사람들보다 더 빨리 걸어갈 수 있도록 지상적 노고로부터 한 단계 해방되어 하늘 교회의 빛과 광명안에 이미 살 수 있으며 그 빛을 현대교회 위에 비춰주고 있는 자들입니다. 여행길을 계속하는 하느님의 백성은 저절로 관상하는 사람들 위로 눈길을 보내게 되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여러분들은 수도규칙을 충실히 지켜나갈 때 진복팔단의 진리를 몸으로 체험하고 있는 것이 됩니다.(교회 헌장 제31조) 여러분들이 수도서원을 발할 때 약속한 의무를 끊임없이 노력으로 실행해가는 그 정도에 따라 지상에서의 하느님 나라 도래의 표징이 되며 하느님 나라를 이 세상에 가져오게 하고 모든 사람들을 매일매일 그리스도의 승리에 참여하도록 형제들의 용기를 북돋워 주게 됩니다.(교회 헌장 제44조)
기본적인 원칙
말할 필요도 없이 여러분들의 이러한 증거는 모든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 관상생활은 세속 안에 받아들여지기에는 너무도 하느님의 신비에 가까운 생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은 반드시 사람들에게 이해받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여러분들에게 슬픈 손실을 가져오게 할 것입니다. 오직 여러분들은 어디까지나 본연의 모습 안에 머물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십시오. 하느님께서 스스로 여러분들의 빛을 사람들 눈에 비치도록 해 주실 것임이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자신에 관해 말한다면 일찍이 어느 날 수도원에 입회하여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스스로 초자연적 생명의 살아있는 샘 근처에 머물 결심을 한 것은 다름 아닌 형제들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는 것, 더 나아가 모든 것을 넘어 사랑해야 할 하느님을 위해서였다는 것을 언제나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도 사목적 임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의 참된 사목적 임무는 숨은 생활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의 생활의 기본적인 원칙, 즉 세속으로부터의 이탈과 수도규칙의 충실한 실천을 변경시켜 버려서는 안됩니다.
현대에로의 적응
교회는 여러분들에게 수도원을 나와 사회에 직접 봉사하도록 명령하는 일은 없습니다. 오히려 여러분들이 보다 심원한 방식으로 세상 사람들안에 임재하는 것, 바꿔말하면 그리스도의 성심안에 머무를 것을 교회는 희망하고 있습니다. (교회헌장 제40조)
교회는 다른 어떤 시대보다도 더 많이 오늘날 여러분들이 현대 사람들의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통에 참여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현대 세계의 사목 헌장 제1조) 교회는 여러분들을 둘러싸고 있는 주위의 생활이나 현실에 대해 완전히 무관심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현대의 정세나 곤란에 대해 또 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중대한 문제에 대해 항상 주의 깊게 보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러분들의 장상들에 의해 결정된 범위와 소명의 정신에 부합되는 방법을 통해서) 어쨌든 이 숭고한 의향을 염두에 두고 마음으로부터 이것을 받아들여 주시기 바랍니다. 말할 필요도 없이 올바른 적응, 예를 든다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적응을 고려하는 것은 현명한 행위입니다. 그러나 고행이나 회개의 행위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도 결코 잊어서는 안 되리라 생각합니다. 철야, 대재, 손일, 그것도 천하며 사람들에게 중하게 여겨지지 않는 일, 깊은 침묵 등 모든 것이 그러합니다.
나는 여기서 새삼스럽게 공동생활이나 순종에 대해 말할 필요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때때로 여러분들은 이것이 무거운 짐이 된다는 것을 체험하고 있겠지요. 이것들은 모두 성 베네딕도 역시 수도원에 입회하는 사람들에게 미리 밝힌 <어렵고 힘든 일 : omnia dura et aspera>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베네딕도는 곧바로 설사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일지라도 이 길을 통해서만 수도자는 하느님께 도달할 수 있다고 깨우쳐 주고 있습니다.
쇄신은 사랑을 증가시킨다.
지금까지 이야기해 온 것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명백한 결론이 나오게 됩니다. 여러분들의 생활은 사랑의 행동적 힘을 통해 성령의 내적활동에 응답하면 할수록 점점 더 가치 있는 것이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성령은 우리를 아버지께로 인도해 갑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의 쇄신이 무엇보다도 먼저 영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영적 쇄신은 우선 첫째로 그리스도와의 끊임없는 친밀한 일치 안에 존재하며 그리스도는 신비롭고 입으로 표현할 길 없는 사랑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시어 일치를 이루어 주십니다.
신기한 무엇을 찾는 것이 아니라 진지하고도 참된 쇄신을 하도록 마음 써 주십시오. 그리고 그 쇄신은 먼저 여러분들의 사랑을 증가시키고 완성시키는 데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사랑 안에서 행동할 때 여러분들은 규율 준수면에서도 내적으로 고무되어 틀림없이 많은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교회 위계직의 임무
공의회의 여러 규정을 통해 쇄신이라는 큰 작업에 착수하도록 전 교회와 각 수도회에 영감을 준 것은 다름 아닌 성령 자신입니다. 교회내에서 자치권을 가진 사람들, 각 수도회내에서 적응을 추진하는 사람들, 더 나아가 단지 결정권을 지닌 원장 회의만이 아니라 이 적응을 시행하는 수도회의 모든 회원들의 행위를 인도하고 조정하는 것도 같은 성령입니다. (수도생활의 쇄신, 적응에 관한 교령 제4조) 성령에 의해 시작되어 풍성한 결실을 맺게 되는 이러한 쇄신의 시도는 모든 교회 위계에 의해 확인을 받아야 합니다. 이러한 일들의 정통성을 확인하는 것은 교회 위계직의 임무이기 때문입니다.
<복음적 권고의 보화를 충실히 지켜 나가고 규칙의 실천을 규제하며 조정하는 것은 교회의 임무>입니다. (교회 헌장 제45조) 더 나아가 교회 위계직은 <그리스도의 신비체의 건설을 위해 각 처에 설립된 수도회들이 창립자의 정신대로 자라 꽃피도록 배려하며 보호하는 것이다.> (교회 헌장 제45조)
교회 위계직은 특히 깊은 배려와 어머니로서의 마음으로 여러분들의 전통에 깊은 경의를 표하고 현재의 여러분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수도회의 정신과 영감을 변경시키는 것이 아니라 단지 현대의 요구에 응답하고자 하는 씩씩한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도 저녀로서의 깊은 애정으로 교회를 사랑하도록 노력해 주십시오. 결코 불신의 태도나 비판적 정신에 침범됨이 없이 오히려 자녀들에게 합당한 신뢰의 마음으로 항상 교회의 가르침이나 규율, 그리고 그 밖의 규정들을 받아들이고, 교회가 그저 희망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사랑에 대해서마저도 즉시 응답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수도자의 직능
여러분들의 수도회의 참되고 고유한 정신을 탐구해 감에 있어서 교회 위계직이 원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유 여러분들은 결코 교회의 가견적인 최고 권위자와 그 위탁을 받아 여러분들의 문제에 관여하는 사람에 대해 겸손된 순종으로부터 멀어지는 일이 없기를 부디 당부하는 바입니다. 여러분들의 수도 규칙안에 말하고 있는 겸손된 순종, 이것이 바로 정확하게 수도자 고유의 카리스마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신비체인 교회 안에서 모든 사람이 <각 지체의 활동을 따라 몸 전체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에페 4,16)고 한다면 마찬가지로 살아 있는 몸인 여러분들의 수도회 안에서도 각자는 결코 무기력한 지체여서는 안 될 것이며 오히려 모든 회원들은 각자의 신분에 따라 자신의 임무를 자각하고 각각 다른 능력이나 임무를 통해 몸 전체의 생명과 활동에 참여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서로 간에 상대방의 의견에 기꺼이 귀를 기울이며 친절과 존경의 마음을 지니고 상호 협력을 통해 전체의 영적 향상을 추진하도록 노력해 주십시오.
인간 관계와 대화
자발 교령 Ecclesiae Sanctae (1966년 8월 6일) 안에 나오는 여러 가지 도움의 수단들을 진지하게 검토한다면 원장회의는 그 안에서 반드시 모든 회원 사이의 정신적 일치를 강화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수단을 발견할 것임이 틀림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의견의 차이가 있는 문제를 검토할 때에는 최대한으로 주의를 기울이며 숙고하고 의견을 서로 교환하는 것 이렇게 한다면 한층 용이하게 전원의 동의를 얻을 수 있겠지요. 장상들은 아래 수도자와의 관계에 대해서 <수도생활 쇄신 적응에 관한 교령>의 권고에 부합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 교령은 <회원이 임무를 수행하고 또 새로운 일을 받음에 있어서 적극적이고 책임 있는 순명으로써 협력하도록> (제14조) 아랫 사람들을 가르치고 이끌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장상과 수도자 및 수도자 상호간에 바람직한 인간 관계와 대화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을 도입한다 하더라도 순종은 예전 그대로 존속하며 결코 없어져 버리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순종은 하느님의 대리 역할을 하는 장상에 대한 복종이며 결정을 내리는 것은 장상의 임무이기 때문입니다.
수도 규칙과 질서
끝으로 저는 이 쇄신이 온갖 생물의 성장 과정에서 자연의 법칙과 똑같은 원리에 근거하여 행해지도록 지금부터 지켜가야 할 몇가지 유익한 기준을 여러분들에게 상기시켜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무엇인가를 결정할 때에는 사전에 잘 생각하고 기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학적, 역사적, 사목적으로 정성껏 연구하고 수도회의 중대한 규율 문제를 다룰 때에는 특히 그렇게 해야 합니다. 원장회의는 깊은 사목적 배려로 규율 변경에 의해 회원들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정신적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규율의 변경에 의한 혼란은 수도자가 오늘날까지 깊은 주의를 기울여 실행하고 자신의 영적 향방을 위해 활용해 온 수도생활의 올바르고 예민한 균형이 무너질 때 생겨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은 개개의 문제를 검토할 때 주의 깊게 여러 각도로 조사하고 결정 직후뿐만 아니라 장래에도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영향을 고려하도록 노력해 주십시오.
온갖 문제에 대해 신중함과 공정함을 가지고 행동해 주시기를 또한 여러분들의 생활의 본질적 부분을 지켜나가기 위해 아낌없는 배려를 해 주시기를 즉 전례적 기도를 실천적으로도 이론적으로도 첫째로 삼으며 성 베네딕도가 말했듯이 그 무엇도 이것보다 우선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 주십시오. 마찬가지로 Lectio Divina 와 노동도 충실히 실행하도록 노력해 주십시오.
규정 변경의 문제
친애하는 아들인 수도원장 여러분, 저는 그 자체로서는 구식이며 외적이라 여겨지는 온갖 규정에 대해서도 신뢰와 경의와 자녀로서의 애정이 넘치는 깊은 신뢰를 가지기를 여러분들에게 간절히 권유하는 바입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규정들도 참된 수도자를 올바르게 지도하고 양성하기 위해 대단히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시험 케이스로 잠정적으로 변경 사항을 도입할 경우 여러분들은 <법은 공포하기 전에 먼저 그것을 알아야 한다.>라는 의견을 따라 - 이미 넓게 이를 실행하고 있긴 하지만 - 필요 이상으로 그것을 확장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그 한 가지 한 가지는 모든 수도원에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내며 뒤에 가서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 가고자 해도 아마 상당히 힘든 일이 될 것입니다.
중앙 평의회 책무
만약 어떤 수도원이 중앙 평의회(consilium generale)의 인가를 얻지 않고 자신들의 의견만으로 변경 사항을 도입했을 경우 정신적 혼란은 필연적으로 다른 수도원에도 미치게 되며 그리고 그것이 원인이 되어 수도회 전체에 큰 혼란을 일으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말씀드릴 필요도 없이 여러분들의 거룩한 수도회는 현재 전 세계에 걸쳐 발전하고 넓어져 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민족이나 국가가 다르며 당연히 이른 바 다양성이란 것이 요구 되어지게 됩니다. 그렇긴 하나 수도회의 일치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중앙 평의회에 의해 결정된 범위를 넘어서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수도회의 창립 당초부터 시토회의 힘이며 아름다움이었던 사랑에 근거한 그 동일한 일치를 더욱 더 깊게 해 가기위해 필요한 요소를 확인하는 것은 이 중앙 평의회의 임무이기 때문입니다.
규율과 균형
저는 이 편지를 끝냄에 있어 인자한 아버지로서의 격려와 말을 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새로운 작업이 어렵기 그지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부디 용기를 잃지 말아 주십시오, 여러분들은 종래의 규율과 현대의 올바른 요구와의 사이에 올바른 균형을 찾고자 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그것은 온갖 연구조사와 고통 없이는 좋은 성과를 올리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여러분들은 구식인 사람, 무능한 사람이라 여겨지는 것을 결코 두려워해서는 안 될 것이며 또한 현대가 제기하는 제 문제와 맞부딪치기를 주저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하느님은 여러분들의 인내를 지켜보아 주시고 인내의 은총을 베풀어 주실 것이며 여러분들은 그리스도의 도움 아래 반드시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될 것입니다.
발전을 기대하며
저는 큰 희망으로 가슴을 부풀리며 여러분들의 수도회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거룩한 동정녀 마리아는 시토회를 마치 자신의 것인 양 간직하고 계십니다. 마리아가 이 특별히 사랑하는 시토회를 버리는 일은 결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여러분들의 수도회가 현대의 사정을 고려하여 더욱이 전통적인 생활양식을 지켜나가기 위해 최선의 길을 찾고 있는 이 중대한 시기에 즈음하여 성모 마리아가 시토회를 버리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친애하는 수사 수녀 여러분, 부디 깊은 신뢰심과 열의를 계속 지녀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장래에 이 새로운 작업 확실히 어렵고 힘들기는 하지만 빛나는 미래를 약속해 주는 이 새로운 작업니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되도록 친애하는 아들이여, 당신과 시토회의 수사 수녀 전원을 위해 수도회의 한 명 한 명을 위해 또한 새로운 이 작업을 위해 하느님의 은총의 보증으로서 마음으로부터 사도적 축복을 보냅니다.
바티칸에서
1968년 12월8일
교황 즉위 6년째
교황 바오로 6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