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프타의 성녀 제르트루드
GERTRUD VON HELFTA
신적 사랑의 파견자
GESANDTER DER GÖTTLICHEN LIEBE
제1권
제1장
사람들의 증거
“오! 하느님의 풍요와 지혜와 지식은 정녕 깊습니다. 그분의 판단은 얼마나 헤아리기 어렵고 그분의 길은 얼마나 알아내기 어렵습니까?” 그분은 이토록 놀랍고 신비스럽고 다양한 방식으로 당신이 미리 정하신 이들을 부르시고, 부르신 이들을 아무 공적도 없이 의롭게 해 주셨으며, 의롭게 하신 이들에게 은총을 주시어 완전히 의롭기나 했던 것처럼 그들을 받아들이셔서 그분의 모든 풍요와 기쁨의 동거인들이 되기에 합당한 이들로 여기셨다.
이 진리는 그분의 뽑힌 이들 안에서 두드러지게 빛난다. 그분은 그녀를 화단 가운데서도 교회의 화단 안에서 밝게 빛나는 백합으로, 다시 말하면 의인들의 동료로 선택하셨고, 그렇기 때문에 그녀를 5살 때 세상의 폭풍에서 빼내시어 거룩한 수도원의 신방에 심으셨던 것이다. 그분은 그녀의 아름다움을 당신의 온갖 종류의 신선하게 피어나는 꽃들로 충만케 해 주심으로써 모든 이들의 눈에 호감의 대상이 되게 하셨고,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해 주셨다. 그녀는 나이나 몸으로 보아 아직 어린 소녀였으나, 그녀가 가진 성향은 대단히 진지하고 친절하고 순종적이며 사귐성 있고 모든 것을 쉽게 배워서, 그를 듣는 사람은 모두 경탄해 마지않았다. 그녀를 학교에 보내자, 빠른 해석과 이해력으로 동년배와 수도원 선배들 중 누구보다도 월등하게 뛰어났기 때문이다. 이렇게 그녀는 유년기와 청년기를 순수한 마음과 향학열에 불타, 중세 대학의 7학예(문법, 수사, 논리, 대수, 기하, 음악, 천문)를 배우는 즐거움으로 지냈다.
그녀를 어머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따로 뽑으시고 젖 떨어지자마자 수도생활의 영적 식탁에로 인도하시고 그녀를 당신 마음에 들어 하셨던 것은, 그분의 은총으로 외적인 것에서 내적인 것에로, 육체적인 것에서 영적인 수행에로 부르셨기 때문이며, 그것은 다음 책에서 명백하게 밝혀지듯이 현저한 계시를 통해서 행해졌다. 그 당시 그녀는 자신이 지나치게 인간적인 지혜를 탐닉하며 즐기느라고 참 지혜의 감미로운 맛을 상실해 가고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때 갑자기 그녀에게 모든 외적인 것이 비천하게 여겨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그녀를 기쁨과 환희의 도성, 거룩한 시온산으로, 그분을 관상할 수 있는 곳으로 인도하시어, 거기서 그의 낡은 인간성을 모든 행실과 함께 벗어 버리고, 진리의 의로움과 거룩함 속에서 하느님의 모습에 따라 창조된 새 인간으로 입혀 주셨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녀는 신학의 제자가 되어 그 안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구입할 수 있는 성서의 모든 책을 지칠 줄 모르고 공부하였다. 그 안에는 그녀에게 언제든지 신적이고 신앙심을 불러일으킬 말씀이 계명처럼 들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찾아오는 모든 이들을 확실하고 완전하게 만족시켜 줄 수 있었고, 모든 잘못된 것은 성서에서 알맞은 증거를 찾아 증명하여 대응할 줄 알게 되었다. 이 기간 동안 그녀는 놀라운 감미로움과 행복을 주는 즐거움에도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신적 관상과 성서 연구에 몰두했다. 그것들이 그녀의 입에는 꿀보다도 달았으며, 귀에는 오르간 소리 같았고, 마음에는 영적 환희 같았다.
그녀는 수도원 안에서도 대단히 튼튼한 기둥이었고, 정의와 평화를 위한 불변의 옹호자였다. 그래서 아마 우리는 집회서의 시몬 대사제에게 한 말을 그녀에게 적용하여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생전에 주님의 집을 수리하고” 말하자면 영적 경건함을 가르치고. 그녀의 가르침과 모범으로 많은 이들이 신앙에 나아가도록 고무 받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생전에”라고 우리는 말할 수 있는데 “샘물이 샘솟듯이”라는 의미는 사실 그녀만큼 우리 시대에 거룩한 가르침의 강물을 쏟아 부은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녀는 감미롭고도 매력적인 언어, 대단히 노련한 언변가, 확신에 차고, 효과적이고 매력이 넘치는 말솜씨를 가지고 있어서, 그녀의 말을 들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놀라운 감동을 받고, 의지의 변화로 그녀 안에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영에 대한 거짓 없는 증거를 하게 되었다. 그녀 안에는 살아 있고 힘이 있는 말씀이 있었다. 그것은 쌍날칼보다 날카로워 영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놓았다. 그녀의 말은 사람들이 뉘우치게 하여 구원받게 해 주었고, 어떤 이에게는 하느님을 알게 하고, 자신의 결점을 알게 하는 영감을 주었으며, 또 어떤 이에게는 위로의 도움을 베풀었고, 또 다른 이의 마음을 하느님 사랑 안에서 더 열렬히 불타오르게 하였다. 많은 타지 사람들마저 그녀의 대화를 한 번 듣기만 하여도 큰 위로를 받았다고 증언하였다.
그러나 인간의 이해력을 돕기 위해서 비가시적이고 영적인 것은 몸이나 가시적인 것에 비유하여 표현해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인간적이고 감각적인 그림의 베일에 싸인 채 상상할 수밖에 없다. 스승 후고(Hugo)가 내적 인간에 대해서 말할 때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성서는 사람들이 깊은 인식에 도달하게 하려고 비가시적인 것을 가시적인 그림을 통해서 인간적인 약함을 도우며, 다양한 형태의 매력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해서 영혼이 그것을 알아듣고 기억하게 돕는다. 그래서 성서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든가, 꽃들, 짙은 향기라든가, 인간적인 노래, 또는 천상복락의 조화를 새들의 노래에 비유하여 표현하기도 한다. 성 요한의 묵시록을 읽어보라. 그러면 우리는 거기서 금, 은, 진주, 온갖 종류의 보석들로 장식된 예루살렘을 발견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곳에서 이런 것들은 아무 것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곳에서 이런 외적 현상은 어떤 것도 찾아볼 수 없으며 그럼에도 그것은 원형에 따라 완전히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