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더기 자리
누더기 자리
태풍 지나가자
낙엽들 누덕누덕 해진 몸
산길 옆으로 쏠려있다
바스락거림도 잊은
편안함
누더기의 자리
해진 낙엽 살짝 몸 기댄
무덤이 웃고 있다.
태풍 지나가자
낙엽들 누덕누덕 해진 몸
산길 옆으로 쏠려있다
바스락거림도 잊은
편안함
누더기의 자리
해진 낙엽 살짝 몸 기댄
무덤이 웃고 있다.
이 세상의 추방자
바로 옆 사람에게서도
추방되어
발 디딜 곳 없는 세상에서
부유한다네
고뇌로 무겁게 눌린 이들
그들의 무게에 밀려나고
번뇌로 갈갈이 찢긴 이들
그들의 눈빛에 쫓겨났네
한 통속일 때에만
한 종족인 줄 아는 이들
그 거친 열정의 모래 바람은
끊임없이 내몰고 쫓아내지
버림받아도
버릴 수 없는
전혀 다른 열정
고독에
달콤함 부어주네
마음은 때로
출렁이는 물
일렁이는 불
요동치며 까불어대는 것
고요한 호수로 하늘을 비추는 것
마음을
향불처럼
피어오르게 하는
유일한 것
사랑
너른 들로 이끄어들이신 손길
거침없이 달려 지치면
넉넉한 그늘 품 넓은 나무로
목마를 땐 맑은 시냇물로
맹수는 흉폭함을 잊고
순한 짐승은 두려움을 잊고
함께 뛰노는 들판